7일 오전 코스피 시장의 향방을 결정하는 외국인과 기관이 국내 대표주인 삼성전자를 두고 극명하게 엇갈린 시선을 보내면서, 투자자들의 고민이 깊어지고 있다.

키움증권의 장중 매매 동향(오전 10시 7분 집계)에 따르면, 외국인의 선택은 명확했다. 글로벌 반도체 업황 회복과 AI 시장 개화의 최대 수혜주로 꼽히는 삼성전자를 순매수 1위에 올리며 지수 상승을 이끌고 있다. 또한 로봇, 재건 등 미래 성장 테마를 겨냥해 우리기술, 휴림로봇, HJ중공업 등에도 매수세를 분산시키는 전략을 구사했다.
하지만 기관의 생각은 달랐다. 기관은 이날 삼성전자를 가장 많이 팔아치우며, 최근 주가 상승에 따른 부담을 느끼고 있음을 시사했다. 삼성전자를 판 자금은 다른 곳으로 향했다.

바닥 탈출 기대감이 커지는 카카오(순매수 1위)와 고금리 시대의 수혜주인 신한지주, 그리고 또 다른 반도체 대안인 SK하이닉스를 담았다. 조선과 화장품 업종 대표주인 삼성중공업과 아모레퍼시픽을 사들인 것은 경기 회복과 내수 활성화에 베팅하겠다는 의도로 풀이된다.
특히 삼성전자와 금호타이어는 외국인 순매수 상위권과 기관 순매도 상위권에 동시에 오르며, 두 투자 주체 간의 가장 치열한 힘겨루기가 벌어지는 격전지가 됐다.
증권업계 한 관계자는 "외국인은 거시 경제 지표와 글로벌 기술주 흐름에 연동해 반도체 대장주에 집중하는 반면, 기관은 그동안 소외됐던 내수주와 개별 업종의 턴어라운드를 노리는 전략적 차이가 뚜렷하게 나타나고 있다"며 "두 수급 주체의 시각차가 좁혀지기 전까지는 지수의 방향성보다는 종목별 장세가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고 분석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