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래통합당 성일종 의원 vs 더불어민주당 조한기 후보 vs 정의당 신현웅 후보

제1야당의 원내대변인과 친문 핵심의 집권여당 후보가 4년 만에 리턴매치로 관심을 모으고 있는 충남 서산·태안은 이번 21대 총선에서는 진보정당의 후보가 가세하면서 지난 20대 총선과는 정반대의 구도로 선거전이 전개되고 있다. 지난 2016년 20대 총선에서는 보수성향의 무소속 후보가 출마하며, 보수진영 2명 vs 진보진영 1명의 구도로 선거전이 펼쳐졌지만, 이번 21대 총선에서는 보수진영 1명 vs 진보진영 2명의 대결 구도가 전개되면서 정반대의 양상으로 바뀌었다.

전통적으로 보수진영의 우세 속에서도 진보진영 후보자가 당선되는 기현상이 자주 빚어진 서산·태안은 소선거구제가 실시된 1988년 13대 총선 이후 재선거를 포함한 아홉 차례의 선거에서 진보진영 후보가 네 차례 당선되며, 당선자의 단순 비교로는 보수진영과 엇비슷한 위치를 점하고 있다. 또한 1989년 1월 1일 서산군이 서산시·서산군·태안군으로 나뉘면서 13대 총선 이후 재선거를 포함한 아홉 차례의 선거에서의 당선자는 서산 출신이 여섯 차례, 태안 출신이 세 차례를 차지하고 있다. 지난 6.13 지방선거에서 더불어민주당이 서산시장과 태안군수를 석권하고, 광역의원과 기초의원 다수를 점하게 된 정치지형에서 펼쳐지는 이번 21대 총선의 표심 변화도 주요 관전 포인트다.

미래통합당에서는 성일종 의원이 재선 도전에 나섰다. 미래통합당 원내대변인으로 언론의 주목을 받고 있는 성 의원은 지난해 5월 공직선거법 개정안과 공수처 법안 패스트트랙 상정의 부당성을 알리며 삭발을 결행하면서 자신의 정치적 존재감을 높인 바 있다. 성 의원은 임기 중 서산의료원 서울대병원 파견교수 진료와 근로복지공단 서산지사 개소 등의 굵직굵직한 업적을 내세우며 재선을 자신하고 있다. 또한 자신의 형인 故 성완종 의원이 설립한 서산장학재단 회원들을 중심으로 서산·태안 읍·면·동까지 막강한 조직력을 갖추고 있는 성 의원은 진보진영 최초의 재선 서산시장 출신으로 보수진영과 진보진영에서 상당한 지지세를 갖고 있는 조규선 전 서산시장의 지지선언과 조 전 시장이 이끌던 바른미래당 서산·태안 당원들의 대거 미래통합당 입당 그리고 전직 시장들의 지지선언이 이어지면서 보수 결집이 한 층 더 강화되며 재선 행보에 청신호가 켜진 상황이다. 지난 2016년 20대 총선에서는 보수성향 후보의 무소속 출마로 보수 분열 상태에서도 승리한 성 의원은 보수 결집이 이루어지는 이번 21대 총선이 훨씬 더 수월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특히, 성 의원은 지난 4일 서산시선거방송토론위원회가 주최한 후보자 토론회에서 해박한 지식과 구체적인 대안을 제시하면서 부동층들의 표심까지 확보해 승기를 굳혔다고 분석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더불어민주당에서는 조한기 전 대통령 비서실 제1부속비서관이 네 번째 도전에 나섰다. ‘광흥창팀’의 주축 멤버로 문재인 정부 탄생에 지대한 역할을 한 것으로 알려진 조 전 비서관은 지난 2012년 19대 총선에서 민주통합당 후보로 처녀 출마하여 고배를 마신 후 2014년 상반기 재선거와 2016년 20대 총선까지 세 차례 연속 낙선의 고배를 마셨다. 지난 2016년 20대 총선에서는 서산에서 미래통합당 성일종 의원에게 1.93%p 앞섰으나, 고향인 태안에서 10.36%p 뒤지며 합계 1.76%p 차이로 惜敗(석패)한 바 있어 이번 21대 총선이 4년 만의 설욕전이나, 정의당에서 신현웅 후보가 출마하면서 보수진영이 분열됐던 지난 20대 총선과는 달리 정반대의 상황이 연출돼 난감한 입장에 처했다. 문재인 정부 초대 의전비서관으로서 남북정상회담을 성공적으로 이끌며 여론의 주목을 받은 바 있는 조 전 비서관은 지난 2018년에는 비서관 중의 비서관으로 통하는 제1부속비서관으로 영전하면서 문 대통령의 신임을 받는 핵심 실세로 떠올랐다. 집권여당의 힘으로 충남지사·서산시장·태안군수 등과 원팀으로 지역 발전을 견인하겠다는 의지를 보이는 것으로 알려진 조 전 비서관은 지난해 8월 사직서를 제출하고 지역구로 내려와 조직 관리에 나섰지만, 선출직보다는 임명직에 적합하다는 평을 극복해야 하는 과제도 안고 있다.

정의당에서는 신현웅 민주노총 서산·태안 대표가 지난 2018년 6.13 지방선거에 이어 다시 한 번 출사표를 던졌다. 지난 2월 뒤늦게 총선전에 뛰어든 신 대표는 태안 출생으로 태안중과 태안고를 졸업하고, 명지전문대학 졸업 후 LG화학에 입사하여 지역 노동운동과 시민운동에 동참해 온 서산지역 재야의 대표인물로 통한다. 서산에서 꾸준히 활동하면서 진보정당의 명맥을 지켜온 신 대표는 대산공단과 태안 화력발전소 노동자 표를 발판 삼아 지지세를 확장하면서 서산·태안에 진보정당의 깃발을 꽂겠다는 강한 의지를 보이고 있다. 예비후보 등록 후 첫 번째 주말 서산시청~충남도청까지 이어진 산폐장 영업범위 확대 충청남도 규탄 걷기 대회에 참석하는 등 유권자들과의 접촉면을 늘리고 있는 신 대표는 ‘서산·태안 상생협의체 구성’ 제안과 ‘노후설비교체법’ 1호 법안 추진 약속 등을 제시하며, 진보정당만의 차별화된 공약으로 유권자들을 파고들고 있다. 또한 신 대표는 최근 사회적 이슈로 떠오르고 있는 ‘n번방’ 사태와 관련하여 ‘n번방 처벌을 위한 1시간 침묵의 선거운동’을 진행하면서 여성 표심 공략에 나선 바 있다. 서산시 비정규직지원센터장을 맡고 있는 신 대표는 서산풀뿌리시민연대 대표와 충청남도 도민감사관 그리고 민주노동당 충남도당 수석부위원장을 역임했으며, 제대로 된 개혁을 하기 위해서는 진보정당이 국회에 입성해야 한다고 역설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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