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영종 한국바른교육연구원 원장·교육학박사(전 한국교총 수석부회장)
- '말 잘하는 법'은 유창함 보다 상대에 대한 배려가 중요
- 감정을 담기보다 이해와 공감을 담은 말로 풀어나가야
- 말 잘하는 법은 결국 사람을 사랑하는 법을 배우는 길

조영종 한국바른교육연구원 원장·교육학박사(전 한국교총 수석부회장) / 뉴스티앤티 DB
조영종 한국바른교육연구원 원장·교육학박사(전 한국교총 수석부회장) / 뉴스티앤티 DB

우리는 하루에도 수없이 많은 말을 하며 살아간다. 친구와의 대화·가족과의 소통·학교나 직장에서의 협의 등 말은 인간관계의 기본이며, 사회생활의 핵심이다. 그런데 단순히 말을 많이 한다고 해서 ‘말을 잘한다’고 할 수는 없다. 진정한 의미의 ‘말 잘하는 법’은 유창하게 말하는 것 이상의 가치를 담고 있다.

말을 잘한다는 것은 듣는 사람이 기분 좋게 받아들이고, 마음에 와 닿으며, 때로는 힘이 나고 위로가 되는 말을 하는 것이다. 즉, 말의 유창함보다는 그 말에 담긴 태도와 마음, 전달 방식이 훨씬 더 중요하다. 특히, 가정과 학교에서부터 이런 ‘듣기 좋은 말’ / ‘배려 있는 말’ / ‘용기를 주는 말’을 배우고 실천하는 문화가 자리 잡아야 한다.

어떤 사람은 말 한마디로 상대의 상처를 어루만지고, 또 어떤 사람은 무심한 한마디로 상대의 마음에 큰 상처를 남긴다. “넌 정말 잘하고 있어” / “네가 있어서 든든해” / “그럴 수 있지, 괜찮아”라는 짧은 말 한마디가 듣는 이에게 큰 위로가 되고, 하루를 살아갈 용기를 줄 수 있다. 반면, “그걸 왜 못 해?” / “쓸데없는 소리 하지 마” 같은 말은 자존감을 떨어뜨리고 관계를 멀어지게 만든다.

이처럼 말의 힘은 크다. 그렇기에 우리는 말을 할 때 한 번 더 생각해야 한다. 내 말이 상대의 마음에 어떤 영향을 줄지, 위로가 될지 상처가 될지를 돌아보는 습관이 필요하다. 이는 훈련과 교육을 통해 충분히 길러질 수 있는 능력이다.

먼저, 가정에서는 부모가 먼저 모범을 보이며 아이들에게 바른 언어습관을 보여주는 것이 중요하다. 다툼이 있더라도 감정을 담기보다 이해와 공감을 담은 말로 풀어나가는 모습을 보여준다면, 아이는 자연스레 따뜻하고 배려 있는 말을 배우게 된다. “엄마가 속상했어”라고 감정을 솔직하게 표현하고, “우리 다시 잘 얘기해 보자”라는 화해의 말을 통해 아이는 소통의 기술과 함께 말의 온기를 배우게 된다.

다음으로 학교에서는 말하기와 듣기의 교육이 단순한 기술 수준을 넘어 감정과 공감을 중심으로 이루어져야 한다. 또래 친구와 소통하며 마음을 나누는 활동·발표와 토론을 통해 자신의 생각을 조리 있게 표현하는 연습이 필요하다. 하지만, 그보다 중요한 것은 ‘상대방의 말을 끝까지 잘 들어주는 태도’와 ‘다른 의견도 존중해주는 자세’를 함께 가르치는 것이다. 말 잘하는 법은 곧 잘 듣는 법과도 통하기 때문이다.

말은 마음의 거울이다. 예쁜 말을 하려면 마음이 따뜻해야 하고, 용기를 주는 말을 하려면 먼저 타인을 이해하려는 마음이 있어야 한다. 따라서 말 잘하는 사람이 되기 위해서는 단지 기술을 익히는 것이 아니라 인격과 감정·배려심을 함께 키워야 한다.

우리가 모두 말 한마디에 마음을 담고, 말을 통해 서로를 이해하고 보듬을 수 있다면, 사회는 더 따뜻하고 건강해질 것이다. 이제는 말의 기술보다 말의 품격을 가르치는 교육이 필요하다. 가정과 학교가 함께 힘을 모아 아이들이 따뜻하고 아름다운 말을 배우고 실천할 수 있도록 돕는다면, 우리 모두가 서로에게 힘이 되고 용기가 되는 말을 주고받는 사회를 만들 수 있을 것이다.

말 잘하는 법, 그것은 결국 사람을 사랑하는 법을 배우는 길과 다르지 않다. 그러므로 우리는 모두 ‘말’을 통해 더 좋은 사람이 되어야 한다. 지금부터라도 따뜻한 말·배려 깊은 말·용기를 주는 말을 함께 배우고 실천해보자.

 

* 조영종 충청남도교육삼락회 상임부회장·교육환경운동가·전 한국 국공립고등학교장회 회장·전 한국교총 수석부회장·전 천안오성고 교장·전 천안부성중 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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