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 의원 "지역 정치인·중앙당에도 보고했으나 모두 무시"
박 의원 "나중에 얘기하겠다"

박범계 더불어민주당 의원(왼쪽)과 김소연 대전광역시의원 / 뉴스티앤티
박범계 더불어민주당 의원(왼쪽)과 김소연 대전광역시의원 / 뉴스티앤티

박범계(재선, 대전 서구을)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정치 브로커' 사건의 수면 위로 떠올랐다. 지역 정가가 '박범계 연루설'을 꾸준히 제기했지만, 핵심 관계자의 증언이 나온 것은 처음이다.

정치 브로커의 금품 요구를 폭로한 김소연(서구6, 더불어민주당) 대전광역시의원은 15일 복수 언론을 통해 "지난 4월 초부터 불법 선거자금을 요구 받았다. 이를 박범계 의원과 지역 정치인, 중앙당에게까지 알렸으나 모두 무시당했다"고 밝혔다.

김 의원은 "박 의원에게는 모두 4차례 도움을 요청했다. 그러나 '권리금을 달라는 모양이지', '왜 나한테 얘기하느냐' 등 철저히 외면했다"며 ▲ 4월 11일 ▲ 4월 21일 ▲ 6월 3일 ▲ 6월 24일 등 구체적인 보고 날짜를 언급했다.

이어 "정치를 시작할 때부터 '나는 돈이 없다'라고 밝혔다. 박 의원은 '돈 쓰는 것 조심해라. 꼭 써야 할 돈이 있으면 별도 사람을 시켜라'라고 조언했다"면서 "지나고 보니 이 말은 (브로커에게) 돈을 주라는 말이었다"고 토로했다.

박 의원은 김 의원의 폭로와 관련해 "할 말 없다. 나중에 얘기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김소연 대전광역시의원 / 뉴스티앤티
김소연 대전광역시의원이 지난달 10일 열린 '정치 브로커' 관련 기자회견에서 생각에 잠겨 있다. / 뉴스티앤티

지역 정가는 박 의원의 해명을 촉구하고 나섰다.

정의당 대전시당은 이날 논평을 내고 "4번이나 도움을 요청했지만 박 의원은 '권리금' 운운하고, 소리를 지르는 등 시정잡배 같은 태도를 보였다고 한다. 박 의원은 전 정권의 적폐를 청산하겠다던 '적폐청산' 위원장 아니었느냐"면서 "진실을 알고 싶어 하는 시민들을 더 기다리지 않게 하라"고 강조했다.

자유한국당 대전시당 또한 이날 "박범계 의원의 '자신과는 무관하고 인지하지 못했다'는 주장이 거짓이었음이 만천하에 드러났다. 어둡고 음습한 거짓의 허물이 하나씩 벗겨지고 있지만 정작 의혹의 정점에 있는 박 의원은 입을 굳게 다물고 있다"고 힐난했다.

이어 검찰을 향해 "정치와 선거개혁을 바라는 국민의 기대를 저버린다면, 국민적 비난을 면치 못할 것이다. 들불처럼 번지고 있는 성난 민심을 부디 잘 헤아려 주길 바란다"고 엄중 수사를 촉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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