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민 80% 이상 찬성으로 선출한 마을이장..면장이 임명 거부
용진3리와 판박이
충남 금산군에서 주민들이 민주적 절차로 선출한 마을이장을 관할 면장이 임명장을 주지 않아 피해를 보는 마을이 또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금산군 복수면 수영1리에 따르면 지난해 12월 마을이장으로 주민 정태석 씨를 선출했으나 이장 임명권을 가진 복수면장이 정 씨의 임명을 차일피일 미루면서 5개월이 지난 지금까지도 정 씨가 이장 임명장을 받지 못했다는 것.
앞서 본지는 지난 3~4월 복수면 용진3리에서 유사한 사례가 있었던 사실을 보도한 바 있다.
용진3리에서도 마을 주민 80% 이상 찬성으로 선출한 마을이장을 복수면장이 임명장을 주지 않아 주민들의 원성이 높았다.
사실상 복수면장이 수영1리와 용진3리 마을이장의 임명을 거부하고 있는 것으로 해석되는데, 이는 주민의 민주적 절차와 자율적 권리를 심각하게 침해하는 행위가 될 수 있다.
총 83가구로 형성된 수영1리는 용진3리와 인접한 마을이다.
수영1리 마을이장에 선출된 정 씨에 따르면 지난해 12월 마을이장 공모에 참여했으며, 경쟁 출마자가 없어 무투표로 당선됐다. 그는 용진3리 마을이장에 선출된 박경리 씨와 함께 이장 임명에 필요한 서류를 갖춰 복수면에 제출했다.
그러나 복수면은 '수영1리가 마을총회를 하지 않았다'라는 등의 이유를 들어 정 씨에 대한 이장 임명을 반려했다.
이에 수영1리는 마을 총회를 열어 80% 이상 주민 찬성으로 정 씨를 다시 마을이장으로 선출했지만 복수면은 5개월이 지난 현재까지도 정 씨에 대한 이장 임명을 하지 않고 있다.
정 씨는 "복수면이 용진3리 이장은 임명 안 하고, 수영1리만 임명하면 문제가 될 것을 우려해 이장 임명을 미루고 있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이장 선출과 관련 "마을을 관통하는 국도개설 4차선 개설에 따른 기존도로 인근 부지 실이익 때문에 몇몇 주민의 반대가 있었다"며 "그럼에도, 복수면에서는 마을 주민 100%로 동의해 오라고 한다"고 한탄했다.
그러면서 "아직까지 임명장을 받지 못한 것과 관련해 주변에서 '개인신상에 문제가 있는 것 아니냐'는 헛소문까지 돌고 있다"고 하소연 했다.
이와 관련 복수면장(강미향)은 "'서류를 검토한 후 결정해 주겠다'라고 했다, '100% 동의해 오라'고 말 한적은 없다"고 해명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