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꼴찌도 인간답게 살 수 있는 그런 세상이 구현돼야' 

벧엘의집 담당목사 원용철
벧엘의집 담당목사 원용철

우리나라의 상대적 빈곤율이 OECD 37개국 중 4번째로 높다. 
지난 OECD에 따르면 2018년~2019년 기준, 한국의 상대적 빈곤율은 16.7%이다. 조사 대상 37개 회원국 중 4위를 차지했다. 
이는 OECD 평균 11.1%보다도 5.6%나 높은 수치이다. 

상대적 빈곤율이란 전체인구 중 기준 중위소득의 50%에 미치지 못하는 인구 비율이다. 
최저 생활수준에 해당하는 소득수준을 절대적 빈곤선이라고 한다.  
상대적 빈곤은 사회구성원 대부분이 누리는 일정 수준의 생활을 누리지 못하는 상태를 의미한다.

우리나라의 상대적 빈곤율 16.7%는 국민 6명 중 1명이 기준 중위소득의 50%에 미치지 못한다는 것으로 나타났다.

올해 기준 중위소득 50%는 1인 가구 91만4천원, 2인 가구 154만4천원, 3인 가구 199만2천원, 4인 가구 243만8천원인 것이다. 
상대적 빈곤율이 우리보다 높은 나라는 코스타리카(20.5%.1위), 미국(17.8%.2위), 이스라엘(16.9%.3위)뿐이라고 한다.

빈곤이라고 하면 우리는 쉽게 50-60년대 절대 빈곤 상태를 연상한다. 
한국전쟁 직후 절대빈곤 상태였던 그래서 국민 대부분이 끼니를 걸러야 하는 상황을 연상한다. 

그래서 지금은 열심히 일만하면 굶지는 않는다며 노숙인들을 향해 왜, 일하지 않고 빈둥대면서 얻어먹느냐고 서슴지 않고 말한다. 
끼니를 걱정해야 하고, 자신의 몸을 뉘일 거처를 마련할 수 없는 절대 빈곤층이 아직도 많다. 

다행히 80년대 이후 우리나라 절대 빈곤율은 급격히 낮아졌다고 한다. 
그런데 문제는 상대 빈곤율이 높다는 것이다.

상대 빈곤율이 높다는 것은 그만큼 그 사회 불평등이 심하다는 것이다. 
이미 우리 사회는 계층 간의 사다리가 끊어진지 오래 됐다.

부(富)의 대물림뿐만 아니라 빈곤의 대물림이 심화되는 등 사회 양극화가 심화되고 있다. 
이 같은 상대 빈곤율 통계 발표에 대해 연합뉴스 박용주 기자는 세계적으로 돌풍을 일으키고 있는 드라마 오징어게임을 영국 일간지 가디언지에 소개한다. 

영국 가디언은 지난달 '오징어 게임, 전 세계를 사로잡은 지옥 같은 호러쇼'라는 제하의 기사에서 '기생충'과 함께 한국 사회의 부의 불평등 문제를 지적했다. 
이 신문은 '작품 속 살인게임이 끔찍하다고 해도, 끝없는 빚에 시달려온 이들의 상황보다 얼마나 더 나쁘겠는가'라고 반문하고 있다.

지금 우리 사회는 다른 말로 무한경쟁, 승자독식, 약육강식 사회라고도 한다. 
무한경쟁 시스템에서 인간다움은 절대 허용되지 않는다. 
인간적이라는 말은 나약하고, 비겁하다의 다른 말일 뿐이다. 

경쟁에서 패배하면 끝도 모를 나락으로 떨어져 다시 재기하기가 어렵다. 
그러니 모두가 오징어게임처럼 이기기 위해 자신의 모든 것을 거는 것이다. 

이미 기울어진 트랙에서 달리면서 그것을 또 공정한 경쟁이라고 우기기도 한다. 
심지어 정의롭다고 한다. 이 얼마나 어처구니없는 세상인가. 
오징어게임은 드라마가 아닌 지금 우리가 살고 있는 우리사회의 단면이다.

그렇다고 절망만 할 것은 아니다. 
오징어게임에서도 언뜻언뜻 읽혀지는 잘못된 경쟁을 멈추려는 애씀이 엿보인다. 

첫 번째 게임이 끝난 다음 게임에서 탈락한 사람들이 죽어갈 때, 이것은 아니라고 하면서 게임을 중단하려고 애를 썼다는 점이다.
마지막 승자가 될 수 있는 상황에서 패자의 죽음을 막아보려고 게임을 멈추려고 하는 시도가 그것이다.
비록 수포로 돌아갔지만 이런 아주 작은 노력은 그래도 비인간적인 세상은 멈추어야 함을 웅변하고 있다.

우리 사회도 마찬가지이다. 사회구조가 오징어게임과 비슷하게 굴러가고 있지만 그 속에서 아니라고 외치는 사람들이 있다. 
아직은 그런 외침이 큰 힘으로 작용하지 못해 사회 전체가 사람다움이 실현되는 세상으로 변화되지는 않고 있다.

그래도 사회 곳곳에서 잘못된 구조를 바꾸기 위해 애쓰는 사람들이 있기에 희망을 가질 수 있다. 
우리 다함께 힘을 내자. 그리고 오징어게임과 같은 세상이 아닌 꼴찌도 인간답게 살 수 있는 그런 세상을 꿈꿔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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