벧엘 일꾼들 헌신적 봉사...'사람답게 사는 세상' 밑거름 확신 

벧엘의집(울안공동체.쪽방상담소.희망진료센터) 담당목사 원용철 
벧엘의집(울안공동체.쪽방상담소.희망진료센터) 담당목사 원용철 

대전지역 코로나19 확진자가 줄면서 사회적 거리두기가 최근 4단계에서 3단계로 조정됐다. 

다행스런 일이 아닐 수 없다. 이제 긴 터널을 지나 일상으로 복귀할 날이 가까이 오고 있지않나 기대했다. 
사실 4차 판데믹이 시작될 때만 하더라도 폭염마저 겹치면서 벧엘식구들이 견디기 쉽지 않겠다는 염려가 컸다.
이제는 모두 백신접종을 완료했기에 편안한 마음이다. 

그런데 예상과는 달리 4차 판데믹이 극성을 부리던 지난 8월은 너무 힘들게 보냈다. 
2년 가까이 계속된 코로나로 인해 냉온탕을 오가면서 심적으로 지친 탓이다.

게다가 백신접종을 완료했기에 일상으로 돌아갈 수 있다는 희망에 부풀었다. 그런데 갑자기 다시 대유행이 시작되면서 멘붕에 빠졌다. 
이런 가운데 우연한 기회에 코로나19를 통해 벧엘 일꾼들이 얼마나 애쓰고 있는지 온몸으로 체험하는 계기가 됐다.

얼마 전, 시골에 계신 부친께서 고열과 옆구리 통증으로 시골 병원을 갔다. 병원에서 혈액검사와 CT촬영 결과 간농양이 의심돼 입원해야한다는 진단이 나왔다. 
그런데도 증상이 호전되자 가볍게 생각하시고 9월 말에 예약된 서울 아산병원에서 치료하겠다고 하는 것이다. 

심지어 이틀 정도 해열제를 복용하고 나니 열이 네리고 옆구리 통증도 어느 정도 가라앉았다는 것이다. 
하여 뭔가 심상치 않은 것 같아 혈액검사 결과를 보내라고 하여 진료소 송관욱 소장님께 보였더니 당장 입원을 해야 한단다. 

그렇지 않으면 자칫 패혈증으로 진전될 수도 있다는 것이다. 
그래서 아내와 함께 그 밤에 아버지를 모시고 대전으로 왔다.

어차피 응급실로 가야하기에 밤늦게 가는 것 보다는 다음 날 아침 일찍 응급실로 가는 것이 좋을 것은 판단이 들었다. 
다음날 일찍 충남대학병원 응급실로 향했다. 

응급실에 도착은 했는데 복병은 코로나19였다. 
입원을 위해서는 응급실을 들어가야 하는데 응급실 출입문도 통과하지 못하고 먼저 선별 진료소로 가라고 한다. 

모든 응급실 환자는 먼저 코로나19 검사를 받아야 한다는 것이다. 
거기에다 3일 이내에 고열이 있었던 환자는 음성 판정이 나오기 전까지는 격리실에서 대기해야 한다는 것이다. 
비록 고열 원인이 다른 원인일지라도 만에 하나 코로나19 감염이라면 응급실 자체가 셧다운 되니 어쩔 수 없다는 것이다.

맞는 말이다. 코로나19 방역지침이 확진자가 발생하면 집단 감염을 예방하기 위해 우선 폐쇄한다.
그러니 대학병원 응급실도 폐쇄할 수 있고 일정기간 폐쇄가 된다면 큰 일이다. 
아무리 불편해도 감수해야 하는 것은 당연하다. 하여 코로나19 검사를 받고 한참을 기다린 뒤에 겨우 격리치료실로 갔다. 
그리고는 저녁때가 다 되어 음성 판정이 나오고 응급실을 경유하여 간신히 간농양 진단으로 소화기 내과 병동에 입원했다. 
온 하루를 입원을 위해 기다림으로 보낸 것이다.

긴 기다림, 격리실 격리 등 코로나19로 예전에 경험하지 못한 일을 경험하며 아내에게 투덜댔다.
진료소에서 일꾼들은 응급환자가 생겨 구급차로 와도 코로나 검사 결과가 나올 때까지는 차 안에서 한정 없이 기다리기도 했다.  
이 정도는 별 것 아니라는 뀌듬이다.

그렇다. 벧엘의집 초창기는 이런 일들이 비일비재했다. 
아니 응급실에 가서도 이리 치이고 저리 치이면서 꼬박 이틀을 보낸 적도 있다. 

그래서 가난하다고 치료를 안 해주냐며 거칠게 항의하기도 했었다.
모든 인맥을 동원하여 부탁하기도 했었는데 어느 순간 내가 현장감을 다 잃어버린 것이다. 
그도 그럴 것이 지금은 협력병원도 많이 생겼고, 체계가 어느 정도 갖춰졌기 때문이다. 

충남대병원만 하더라도 공공의료사업실이 생딘 뒤 그곳의 도움을 받으면 수월하게 처리가 되기 때문이다. 
어떤 때는 여러 사정으로 응급환자만 먼저 보내고 공공의료사업실에 연락하면 해결되기도 했다.

많이 좋아졌다고 생각했었는데 그것은 착각이었다. 우리 벧엘 일꾼들은 한 사람의 건강을 회복시키기 위해 응급실에서, 구급차 안에서 지루하게 기다린 것이다. 

때로는 격리실에서 조마조마하며 그렇게 긴 시간을 보냈던 것이다. 
그런데도 불평 한 마디 없이 묵묵히 자신에게 맡겨진 사명이라 생각하며 잘 감내한 것을 뒤늦게 알았다.  

그런데 부친을 입원수속 과정에서 조금 시간이 지연된다고 심기가 불편했던 것이다.

이번 일을 통해 우리 일꾼들이 얼마나 소중한 일을 묵묵히 감당하고 있는지 새삼 깨닫게 되었다. 
사랑하는 우리 벧엘 일꾼들에게 감사를 드린다. 

그리고 당신들의 헌신적 노고가 사람답게 사는 세상을 향한 소중한 밑거름이 될거라 확신한다.
'우리 벧엘 일꾼들, 사랑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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