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설 - 이가을 시인

시의 사계

흙의 건축 1 / 이향지

한 알갱이가 한 화분 속에서 한 덩어리가 되어 한 뿌리를 살리는 것이다 

한 방울이 한 뿌리로 스며 한 송이를 피우는 것이다

한 덩어리 속에서 한 알갱이는 가만히 잊어져야 더 좋은 것이다 

 

이가을 시인
이가을 시인

[시 평설 - 이가을] 알갱이에서 뿌리까지 꽃의 생애를 보았다. 꽃을 피우는 일은 하나의 큰 건축이다. 
한 생애로 나아가는 걸음이다. 
한 생애가 화분 안에서 발을 묻고 꽃을 피운다.
한 송이를 피우는 위대한 건축은 이름을 남긴다. 꽃말과 함께. 

뿌리를 살리는 화분, 꽃의 집에 방울이 맺히고 송이가 핀다.

꽃의 생애를 담는 우주적 건축이다. 행보가 위대하다. 꽃이라는 말은 없지만 화분 안에 (숨은) 꽃을 들여왔다. 오늘 나의 시 읽기 방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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