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속 초념으로 돌아가 사업 매진할 터'

대전벧엘의집 원용철 담당목사
대전벧엘의집 원용철 담당목사

코로나19로 인해 올해 희망진료센터 총회가 주요 임원들만 모여 간소하게 치러졌다.

통상 총회라고 하면 그 단체나 법인의 골격인 정관이나 회칙을 점검한다. 지난해 진행한 사업의 성과를 점검한다.
또 올해 사업과 예산을 심의하고, 대표를 포함한 새 집행부를 구성하고 새로운 다짐을 한다.

희망진료센터도 소수만 참석해 총회를 치렀지만 올해 사업과 예산안을 확정했다. 유임이 많았지만 새 집행부도 구성했다.
집행부가 모여 올 한 해 희망진료센터의 운동을 잘해보자는 의지도 다졌다.

이렇게 희망진료센터 총회가 우리의 고백과 목표를 향해 새롭게 출발하는 자리가 됐다. 
총회 인사말을 통해 다시 신발 끈을 동여매고 우리의 고백과 강령을 실현하는 한 해가 되자고 다짐했다.

그런데 언제부터인지 자신도 모르는 사이 열정이 예전만 못한 듯싶다.
해가 거듭할수록 현실에 안주하며 타성에 젖고있다는 것이다.

이는 희망진료센터뿐만 아니라 벧엘의집 전체가 그런 것 같다는 생각이다.
중요한 것은 이 모든 문제가 조건도, 환경도 아니라는 것에 더 큰 문제가 있다.

총회를 마치고 수일 전 신임 임원들의 자리에서 대전 동구쉼터소장의 이야기에서도 확인할 수 있다.
희망진료센터 임원들이 모인자리에서는 요즘 심각하게 고민하고 있는 문제가 거론됐다.

대전 동구쉼터소장과의 대화에서 코로나 1년이 지났으나 그 어떠한 정책적 대안을 모색하고 있지 않아 무기력을 확인할 수 있었다.
쉼터소장의 말을 듣는 순간 몽둥이로 한 대 얻어맞 느낌을 지울수 가 없었다.

왜 이리 되었을까. 나이 탓일까. 아니면 초심을 잃어버린 것인가. 그것도 아니면 도대체 무엇이 벧엘이 생기를 잃게 만든 것일까.
벧엘의집을 시작할 때만 하더라도 모든 것이 부족하고 어려워도 의지만큼은 굳건했다.
생동감이 넘쳤었는데 이제 조직과 물적 토대가 안정되니 생기를 잃어버린 것이다.

심지어 생각도 서서히 속도가 느려지는 것 같다. 처음 가졌던 의욕함도 많이 사라졌다.
예전에는 가진 것이라곤 몸뚱이 하나이기에 더 잃을 것도 없어 할 일이라면 우선 저지르고 보았다.

지금은 이것저것 재느라 생각이 많아졌고 사업을 제대로 벌이지도 못하고 있다.
이제 몸과 마음이 따로 굴러가는 것 같은 느낌까지 든다. 마음은 원하지만 몸은 생각을 따라가지 못하고 있는 것이다.

바로 이런 것들이 지금 벧엘의집 전체를 타성에 젖게 하고, 껍질을 만드는 재료가 되고 있다.
그러면서도 자신에게는 이런저런 핑계를 대며 정당화시키려고 하고 있는 것이다.
일꾼들이 따라오지 못하니 천천히 가자, 이제는 조직을 안정시키고, 토대를 만드는 일이 내게 주어진 책무라니 아무튼 이유가 많아졌다.

이처럼 이런저런 이유를 들며 자신의 나약함과 비겁함을 숨겼던 것은 아닐까.
답은 현장에 있다. 다른 일에 정신을 빼앗기면서 현장을 소홀히 했기에 생기는 가장 조심했어야 하는 타협이었고, 유혹이었다.
늘 현장을 지킨다고 말했지만 돌아보니 현장에서 너무 멀리 떨어져 있는 것 같다.

그러기에 어쩌면 코로나19가 다시 현장으로 가라고 하시는 하나님의 명령은 아닐까.
코로나로 인해 많은 것들이 강제적으로 잠시 멈춤을 강요받고 있다.
하지만 잠시 멈추고 경직된 생각을 버리고 초심으로 돌아가 생기를 되찾으라는 하나님의 계시가 아닐까.

다시 뛰자. 지금처럼 타성에 젖은 달음질이 아닌 처음처럼 때론 무모하리만큼 상상하고, 거침없이 속도를 내야 한다.
상상의 나래를 펴고, 현장에서 몸을 굴리자. 일도 만들어 내자.

그러다 보면 다시 생기를 찾을 수 있을 것이다. 너무 멀리 와 있기에 돌아가는 길이 쉽지만은 않을 것이다.
그래도 나태한 생각을 버리자. 다시 일어나 올해도 살아있는 벧엘을 위해 달려가자

저작권자 © 뉴스티앤티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