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일 오전, 국내 증시의 큰 손인 외국인과 기관 투자자들이 뚜렷하게 엇갈린 매매 동향을 보이고 있다. 외국인은 실적 개선이 기대되는 정보기술(IT)주와 성장성이 부각되는 2차 전지주를 사들이는 반면, 기관은 반도체 대형주에 대한 차익 실현에 나서면서도 플랫폼 기업에 대한 매수세를 이어가는 모습이다.

이날 오전 10시 5분 키움증권에 집계에 따르면 외국인은 카카오, 재영솔루텍, 에코프로 등을 순매수하고 있으며 서울식품, 휴림로봇, 대한전선 등은 순매도하고 있다. 같은 시각 기관은 후성, 삼성전자우, 케이씨텍 등을 장바구니에 담고, 삼성전자, 파라다이스, 다날 등은 순매도 상위에 올렸다.

◆ 외국인 매수: 카카오·에코프로 '쌍끌이'… 성장성에 베팅

외국인 투자자들은 실적 턴어라운드와 성장 잠재력을 겸비한 종목을 중심으로 매수 우위를 보이고 있다.

카카오는 외국인 순매수 1위에 오르며 돋보이는 행보를 보였다. 3분기 호실적 발표 이후 증권가의 긍정적인 평가가 이어지면서 투자 심리가 개선된 것으로 풀이된다. MDS테크와 HB테크놀러지 역시 인공지능(AI)과 차세대 디스플레이 관련주로 묶이며 꾸준한 외국인 매수세가 유입되고 있다.

2차 전지 대장주인 에코프로도 외국인 순매수 상위권에 다시 이름을 올렸다. 최근 주가 조정을 거치면서 저가 매수 기회라는 인식이 확산된 것으로 보인다. 또한, 플라스틱 금형 및 OLED 부품 제조업체인 재영솔루텍에 대한 순매수도 눈에 띈다.

반면, 외국인은 단기간 주가가 급등한 종목을 중심으로 차익을 실현하는 모습을 보였다. 서울식품, 휴림로봇, 대한전선, 대한광통신 등이 순매도 상위에 이름을 올렸는데, 이들 대부분은 최근 특정 테마에 묶여 주가 변동성이 컸던 종목들이다. 외국인 카지노 업체인 파라다이스 역시 매도 리스트에 포함됐다.

◆ 기관 매수: 반도체 '팔고' IT·플랫폼 '담고'

기관 투자자들은 국내 증시의 기둥인 반도체 대형주에 대해서는 차익 실현에 나서는 반면, 다른 IT 종목과 플랫폼 기업에 대해서는 매수세를 확대하는 전략을 취하고 있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는 나란히 기관 순매도 상위권에 이름을 올렸다. 이는 최근 반도체 주가 상승에 따른 단기적인 차익 실현 물량으로 분석된다. 한국전력과 파라다이스 역시 기관의 매도 목록에 포함되었다.

기관의 장바구니에는 2차 전지 소재주인 후성과 반도체 장비업체 케이씨텍이 담겼다. 또한, 대표적인 플랫폼 기업인 카카오와 NAVER가 나란히 순매수 상위 5위 안에 포함되어 이들 기업의 성장성에 대한 기관의 긍정적인 시각을 엿볼 수 있다. 삼성전자우(우선주)에 대한 매수는 배당 매력 등이 부각된 결과로 풀이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