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B테크놀러지 주가 차트 / 키움증권 화면 캡처
HB테크놀러지 주가 차트 / 키움증권 화면 캡처

11일 장중, 국내 증시에서 외국인 투자자들은 종목별로 뚜렷한 매수와 매도 우위를 보이며 엇갈린 투자 전략을 펼치고 있다. 전반적인 코스피 지수는 미국발 훈풍에 힘입어 반등하는 모습을 보였지만, 종목별로는 차세대 기술에 대한 기대감과 단기 차익 실현 욕구가 교차하는 양상이다.

이날 오전 9시 36분 키움증권에 집계에 따르면 외국인 순매수 상위에는 HB테크놀러지, MDS테크, 카카오, 우리로, 에코글로우가 이름을 올렸고, 순매도 상위에는 휴림로봇, 대한전선, 삼성전자, 에이비프로바이오, 한국전력이 포함됐다.

◆ 외국인 순매수: 차세대 기술주에 '베팅'

외국인 투자자들은 반도체 및 인공지능(AI), 양자컴퓨터 등 미래 성장 동력으로 주목받는 기술주를 집중적으로 사들였다.

HB테크놀러지는 '유리기판' 테마의 강세에 힘입어 외국인 매수세가 몰렸다. 유리기판은 차세대 반도체 패키징의 핵심 소재로 부상하고 있으며, HB테크놀러지는 관련 검사 장비 기술을 보유한 기업으로 분류되면서 투자자들의 주목을 받고 있다.

MDS테크는 엔비디아의 국내 주요 파트너사 중 하나로, 간밤 뉴욕 증시에서 엔비디아를 비롯한 기술주가 급등하면서 긍정적인 영향을 받은 것으로 풀이된다. AI 시장 성장에 따른 수혜 기대감이 외국인 매수세를 유입시킨 동력으로 분석된다.

카카오는 지난 7일 발표한 3분기 호실적에 힘입어 외국인의 러브콜을 받았다. 역대 최대 분기 영업이익을 기록하며 광고와 플랫폼 사업의 견조한 성장세를 입증하자, 실적 개선 기대감이 주가에 긍정적으로 작용하고 있다.

우리로는 양자암호 및 양자컴퓨터 관련주로 분류되며 최근 테마성 강세를 보이고 있다. 미래 보안 기술의 핵심으로 꼽히는 양자 기술에 대한 기대감이 외국인 투자자들의 매수 심리를 자극한 것으로 보인다.

에코글로우는 최근 유상증자 및 전환사채 발행을 통해 자금 조달에 성공하며 사업 확대에 대한 기대감을 높였다. 화장품 사업을 영위하는 에코글로우에 대한 외국인의 순매수는 이러한 성장 가능성에 베팅한 것으로 해석된다.

◆ 외국인 순매도: 차익 실현 및 관망세 교차

반면, 외국인 투자자들은 최근 주가가 단기간에 급등했거나, 시장의 우려가 제기된 종목들을 중심으로 차익 실현에 나서는 모습을 보였다.

휴림로봇은 최근 로봇 관련주에 대한 뜨거운 관심 속에서 주가가 급등했으나, 이날 외국인들은 순매도로 전환하며 차익을 실현하는 움직임을 보였다. 로봇 테마 전반의 단기 과열에 대한 경계 심리가 작용한 것으로 분석된다.

삼성전자에 대한 외국인의 순매도는 최근 'AI 버블' 논란과 무관하지 않다. 지난주(11월 3~7일) 외국인은 국내 증시에서 역대 최대 규모의 순매도를 기록했으며, 특히 삼성전자와 같은 대형 기술주에 매물이 집중됐다. 이날 매도세 역시 단기 급등에 따른 차익 실현과 고평가 우려가 복합적으로 작용한 결과로 풀이된다.

대한전선과 한국전력의 경우, 최근까지 전력 인프라 투자 확대와 실적 개선 기대로 외국인 매수세가 유입되었으나, 이날 순매도 목록에 이름을 올렸다. 이는 주가 상승에 따른 단기적인 차익 실현 물량이 출회된 것으로 보인다.

에이비프로바이오는 최근 셀트리온과의 공동 개발 이중항체에 대한 긍정적인 전임상 결과 발표로 주가가 급등한 바 있다. 외국인들은 호재성 뉴스에 주가가 오르자 '뉴스에 파는' 전략을 취하며 차익 실현에 나선 것으로 해석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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