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국립대학병원의 주무 부처를 보건복지부로 '연내 이관'하겠다는 방침을 공식화했지만, 정작 당사자인 교수 사회의 반발은 더욱 거세지고 있다. 구체적인 발전 계획 없이 이관부터 서두르는 방식에 대한 현장의 불신이 커지는 양상이다.

국립대학병원협회가 여론조사기관 엠브레인퍼블릭에 의뢰해 지난 4~6일 9개 지방 국립대병원 교수 1,063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설문조사 결과, 응답자의 79.9%가 부처 이관에 '반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찬성은 20.1%에 불과했다.

이는 지난 9월 1차 조사 당시 반대 응답(73%)보다 7%p 가까이 높아진 수치로, 정부가 당정협의를 통해 연내 이관 방침을 확정하고 현장 설명회를 개최하는 등 설득에 나섰음에도 여론이 오히려 악화했음을 보여준다.

교수 사회의 반발은 정부의 '선(先) 이관, 후(後) 논의' 방식에 집중되고 있다. 이들은 ▲지역 필수의료 강화를 위한 구체적인 로드맵 부재 ▲진료뿐만 아니라 교육·연구라는 병원의 핵심 기능 위축 우려 등을 주요 반대 이유로 꼽았다.

조강희 충남대병원장은 “4만 명 임직원의 소속을 바꾸는 큰일을 3개월 만에 속전속결로 하겠다는 것을 이해하기 힘들다”며 “정밀한 설계와 소통이 필수적인데, 이제 막 협의를 시작하는 단계에서 이관부터 하자는 것을 의료진에게 납득시키기 어렵다”고 비판했다.

앞서 정부는 국정감사에서 국립대병원의 역량을 '빅5' 병원 수준으로 끌어올리겠다며 로드맵 수립을 약속했지만, 한 달이 지나도록 구체적인 청사진은 제시되지 않고 있다. 현장의 거센 반발 속에서 정부가 연내 이관을 강행할지 귀추가 주목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