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dd Health 종단자료 3,703명 형제 분석해 소득·복리후생·안정성 등 다차원 고용지표 적용

고려대학교 보건정책관리학부 김진호 교수 연구팀은 청소년기의 우울 수준이 성인기의 고용 안정성과 고용 형태에 장기적 영향을 미치며 그 과정에서 작동하는 주요 원리를 규명했다고 발표했다.
연구 결과는 발달심리학 분야의 권위지 Journal of Child Psychology and Psychiatry(온라인판)에 게재됐다(논문명: Understanding the link between adolescent depression and precarious employment in adulthood: evidence from a sibling fixed effects analysis, DOI: 10.1111/jcpp.70047).
연구진은 미국의 대규모 종단조사인 National Longitudinal Study of Adolescent to Adult Health(Add Health)의 데이터를 활용해 같은 가정에서 자란 3,703명 분의 형제 데이터를 장기 추적·분석했다.
형제 고정효과 모형을 적용해 가정환경과 양육 방식 등 가족 내 공통 요인을 통제함으로써 청소년기 우울과 성인기 고용 결과 간 연관성에 대한 신뢰성 있는 추정을 도출했다.
고용 평가는 단순한 정규직·비정규직 구분을 넘어서 소득 수준, 복리후생, 고용 안정성, 의사결정 자율성 등을 종합 반영한 다차원 지표로 수행됐다.
청소년기에 우울 증상이 상대적으로 높았던 개인은 성인이 되었을 때 소득·복지 혜택이 낮고 고용 안정성이 떨어지는 불안정한 일자리에 종사할 확률이 유의하게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연구팀은 이러한 연관이 청소년기 우울의 초기 성인기 지속, 학업 성취 저해로 인한 노동시장 진입의 어려움 등 복합적 경로를 통해 부분적으로 설명된다고 밝혔다.
김진호 교수는 “이번 연구는 청소년기의 정신건강 문제가 단기적 정서 문제를 넘어 성인기의 사회·경제적 기회와 직접적으로 연결될 수 있음을 실증적으로 보여준다”며 “청소년 우울에 대한 조기 개입은 장기적으로 노동시장 불평등과 사회적 격차 완화에 기여할 수 있다”고 말했다.
연구팀은 최근 청소년 정신건강 악화와 청년층 고용 불안정이 동시에 심화되는 현실을 지적하며 보건·교육·고용 정책의 연계를 통한 통합적 대응을 촉구했다.
이번 연구는 4단계 BK21 정밀보건과학융합 교육연구단의 지원을 받아 수행됐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