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KBO 리그를 대표했던 거포 박병호가 프로 생활에 마침표를 찍었다. 이로써 2005년 신인 드래프트 1차 지명자 가운데 SSG 랜더스 최정만이 유일한 현역으로 남게 됐다.
박병호는 2005년 LG 트윈스의 1차 지명을 받으며 큰 기대 속에 프로 무대에 입성했다. 데뷔 초반 LG에서 두각을 나타내지 못했지만, 2011년 넥센(현 키움)으로 트레이드된 뒤 전성기가 열렸다. 넥센에서 거포 본능을 폭발시키며 KBO 통산 홈런왕 6회, 리그 최강 장타자로 자리매김했다.
2016년에는 메이저리그 미네소타 트윈스로 진출해 파워만큼은 빅리그에서도 통한다는 평가를 받았다. 비거리와 장외 홈런으로 강렬한 인상을 남겼지만, 타율과 OPS 부진으로 주전 자리 확보에는 실패했다.
KBO 복귀 후에도 그의 장타력은 유효했다. 히어로즈를 거쳐 KT에 둥지를 튼 뒤 삼성에서 커리어를 마무리했다. 삼성에서는 첫 해 타율 0.231, 23홈런을 기록하며 준주전급 활약을 펼쳤고, 마지막 시즌에도 15홈런을 때려내며 여전한 힘을 보여줬다.
박병호는 통산 1767경기에서 홈런 418개를 남겼다. 경기당 평균 약 0.24개의 홈런을 기록한 셈으로, 숫자만 놓고 보면 리그 역사에서 손꼽히는 장타 생산력이다.
온라인에서 국거박이라는 조롱 섞인 별명도 있었지만, 그의 스윙과 커리어 기록이 증명하듯 박병호는 시대를 대표하는 홈런 타자였다.
이제 박병호는 프로 무대에서 키운 경험을 바탕으로 코치로 새 출발한다. 히어로즈 잔류군 코치 역할을 맡아 미래 육성에 나선다. 선수 시절 키움 왕조의 한 축을 담당했던 박병호가 지도자로 또 어떤 신화를 써낼지 관심이 모인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