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고려대학교 보건정책관리학부 김진호 교수 연구팀이 청소년기 우울이 성인기의 고용 안정성 저하와 관련이 있음을 규명한 연구를 발표했다.
연구 결과는 발달심리학 분야 저명 학술지 Journal of Child Psychology and Psychiatry 온라인판에 게재됐다.
연구팀은 미국의 종단조사인 Add Health 데이터를 활용해 3,703명 분의 형제(같은 가정 내 형제자매) 표본을 분석했다.
형제 비교(sibling fixed effects) 방법을 통해 가정환경·양육 방식 등 가계 내 공통 요인을 통제함으로써 청소년기의 우울이 이후 고용 결과에 미치는 영향을 보다 엄밀하게 추정했다.
고용 형태는 단순한 정규직·비정규직 분류를 넘겨 소득 수준, 복리후생, 고용 안정성, 의사결정 자율성 등을 종합한 지표로 측정했다.
분석 결과, 청소년기에 우울 수준이 높았던 개인은 성인이 되어 상대적으로 불안정한 일자리에 종사할 확률이 유의하게 높게 나타났다.
연구는 그 메커니즘으로 두 가지 경로를 제시했다. 하나는 우울 증상이 초기 성인기까지 이어지며 직무 수행과 취업 기회를 제한하는 직접적 경로, 다른 하나는 학업 성취 저해를 통해 안정적인 직업 진입을 어렵게 만드는 간접적 경로다.
김진호 교수는 “청소년기 정신건강 문제가 단기적 정서 문제를 넘어 평생의 사회·경제적 기회를 결정할 수 있음을 실증적으로 보여준다”며 “조기 개입을 통한 정신건강 회복이 장기적으로 노동시장 불평등 완화에 기여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청소년 정신건강 악화와 청년층 고용 불안정이 동시에 심화되는 현 시점에서 보건·교육·고용 정책의 연계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이번 연구는 4단계 BK21 정밀보건과학융합 교육연구단의 지원을 받아 수행됐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