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양대학교 김성환 교수와 서울대학교 전헌수 교수 공동연구팀은 누에고치에서 추출한 실크 단백질(피브로인)을 전자빔 레지스트로 활용해 80,000 DPI(인치당 약 8만 도트) 수준의 초고해상도 컬러필터를 구현하는 데 성공했다.
해당 연구는 재료·광학 분야 국제학술지 Advanced Optical Materials에 10월 30일 온라인 게재됐다.
연구진은 실크 단백질의 전자빔 감응성(노출 시 열화되어 물로 현상 가능)을 이용해 용매를 쓰지 않는 친환경 나노공정을 개발했다.
실크 박막을 전자빔 회색조 리소그래피로 두께를 위치별·나노미터 단위로 정밀 제어한 뒤 은(Ag) 박막과의 금속–절연체–금속(MIM) 구조를 형성해 패브리–패롯 공진을 유도했다.
이 구조는 높은 색 순도와 투과율을 동시에 확보할 수 있어 기존 염료·안료 기반 방식이나 금속 나노구조 방식이 가진 미세화·색 순도·공정 복잡성 문제를 극복했다.
연구팀은 이 공정을 통해 픽셀 크기를 약 300나노미터 수준으로 축소하고, 빈센트 반 고흐의 「별이 빛나는 밤」을 가로 약 0.09mm 크기·80,000 DPI 해상도로 재현했다.
머리카락 굵기 정도의 영역 안에 고해상도 컬러 이미지를 담아내는 성과로, 이는 일반 스마트폰(약 400~500 DPI) 대비 160배 이상 세밀한 표현력이다. 같은 기술을 활용한 초고해상도 보안 암호화 패턴도 함께 시연해 정보 저장·판독 및 보안광학 응용 가능성을 확인했다.
김성환 교수는 “실크 단백질은 생체적합성과 우수한 광학 특성을 지녀 물리학과 생물학을 잇는 핵심 재료”라며 “용매를 배제한 건식 전사 기반의 나노공정은 친환경적이면서도 나노광학 소자의 상용화 가능성을 높인다”고 말했다.
이번 연구에는 서울대 이태윤 박사, 한양대 조재강 박사과정생이 공동 제1저자로 참여했으며, 전헌수·김성환 교수가 교신저자로 이름을 올렸다.

이번 연구는 과기정통부 중견연구사업의 지원을 받아 수행됐으며, 연구 논문명은 “A Wavelength-Scale Silk Protein Color Filter Array for Ultra-High-Resolution 80k DPI Displays”다. 연구진은 앞으로 바이오이미징, 초소형 디스플레이, 정보보안 소자 등 실용화 연구를 이어갈 계획이라고 밝혔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