홈플러스 CI / 홈플러스
홈플러스 CI / 홈플러스

홈플러스가 2025년 3월 서울회생법원에 기업회생절차 개시를 신청했다. 신청 사유는 급격한 영업실적 악화와 유동성 위기가 주요 원인으로 꼽힌다.

지난해 감사보고서에서 홈플러스는 약 3000억 원대의 영업손실, 6000억 원대 순손실을 기록한 것으로 나타났다.

유동부채가 유동자산을 1조7900억 원가량 초과하며, 외부 감사인은 "계속기업으로서 존속능력에 유의적 의문이 존재한다"고 판단했다.

현재 홈플러스의 자산총액은 약 6조8000억 원, 부채총액은 2조7000억 원 수준으로 알려졌다. 겉보기에는 자산이 부채를 상회하지만, 리스부채와 임대차 의무, 협력업체 거래보증 등 우발채무를 감안할 경우 실질적인 재무 부담은 훨씬 크다는 분석이다.

매출 30억대 AI기업, 인수의향서 제출 논란

회생 절차가 본격화되자 홈플러스는 인수·합병(M&A)을 통한 회생 방안을 추진 중이다. 최근 복수의 기업이 인수의향서(LOI)를 제출했으며, 이 가운데 하렉스인포텍 등 소규모 IT기업이 포함된 것으로 알려졌다.

문제는 이 기업들의 재무 규모다. 하렉스인포텍의 지난해 매출은 약 31억 원, 영업손실은 32억 원에 달한다.

업계 관계자는 "7조 원대 기업을 인수하겠다는 회사의 실적치로 보기 어려운 수준"이라며 "인수의향서 제출이 실질적인 인수 의지보다는 절차 연장을 위한 명분일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이로 인해 홈플러스의 회생계획안 제출 시점이 연장될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업계 일각에서는 "매각 절차가 진행 중이라는 이유로 채권단 및 법원의 기한 유예를 받는 효과를 노린 것 아니냐"는 분석이 제기된다.

농협 인수론 부상…시너지 기대와 부담 공존

정치권과 유통업계 일각에서는 농협경제지주(이하 농협)가 홈플러스 인수에 나설 가능성이 거론되고 있다.

농협이 참여할 경우 신선식품 유통망 확충과 산지조직 판로 확대 등 시너지를 기대할 수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농협은 전국 물류망과 조합 조직을 기반으로 홈플러스의 점포망을 흡수할 경우 도시형 유통채널을 확보할 수 있다.

반면, 농협의 유통 부문은 최근 수년간 적자를 지속하고 있다. 농협유통과 하나로유통은 2023년 기준 각각 200억 원 안팎의 영업손실을 기록했다. 리스부채 비중이 높은 홈플러스까지 떠안을 경우 재무 부담이 급격히 커질 수 있다는 지적이다.

또한 인수 이후 점포 구조조정이나 인력 감축이 불가피할 경우, 공공 이미지 훼손 우려도 존재한다.

회생 절차 지속이 목적이라는 지적도

전문가들은 현 상황을 "실질적 회생보다는 절차 유지에 초점이 맞춰져 있다"고 본다. 실제로 인수의향서 접수 이후에도 구체적인 실사 일정이나 자금 조달 계획은 공개되지 않았다.

한 유통업계 관계자는 "인수의향서 제출 소식이 알려진 뒤에도 내부적으로 매각 실무가 진척된 흔적은 없다"며 "현 단계는 사실상 시간 벌기 수준에 머물러 있다"고 평가했다.

유통업계는 홈플러스 사태가 국내 대형마트 산업 전반의 구조적 위기를 드러낸 사례라고 본다. 온라인 전환 지연, 부동산 리스 비용, 오프라인 트래픽 감소가 복합적으로 작용하면서 회생보다 청산 가능성을 높게 보는 시각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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