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양천구가 목일중·신목고 일대의 노후 방음벽을 전면 교체했다. 27년 만의 정비라는 점에서 환영할 만하지만, 일각에서는 “늦은 대응”이라는 지적도 나온다.
이번 공사는 총 4억 5천만 원의 예산이 투입돼 높이 6m, 길이 220m 구간의 불투명 철재 방음벽을 투명 강화유리로 교체하는 방식으로 진행됐다. 구는 강화유리 재질의 방음벽을 설치해 교통 소음을 줄이고 도시 미관을 개선했다고 밝혔다.
그러나 주민들 사이에서는 “오래전부터 안전 문제가 제기됐는데 이제야 교체됐다”는 불만도 들린다. 실제로 해당 구간 방음벽은 1997년 설치 이후 부식과 변형이 지속돼, 통학로 인근 학생들과 주민들의 민원이 꾸준히 제기돼왔다. 특히 목일중·신목고 학생 수백 명이 매일 이용하는 구간임에도, 그동안 정비가 지연된 배경에 대한 구체적 설명은 부족한 상황이다.
이번 사업은 단순한 교체 공사를 넘어, 도시 환경과 안전 인프라 관리의 ‘시차’를 드러낸 사례로도 해석된다. 양천구는 이번에 보도블럭 재정비와 화단 철거를 병행하며 보도 폭을 약 1m 넓혔지만, 통학로 안전 강화는 여전히 지속적 점검이 필요한 영역이다.
이기재 양천구청장은 “그동안 낡은 방음벽과 좁은 보도로 인해 학생들의 통학 안전에 대한 우려가 컸다”며 “이번 정비를 통해 쾌적한 등하굣길을 조성했다”고 말했다.
하지만 도시 인프라 전반의 노후화가 가속화되는 가운데, ‘27년 만의 교체’가 아닌 ‘상시 관리 체계’로의 전환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뒤따른다. 전문가들은 “방음벽 교체가 끝이 아니라 시작”이라며 “관내 노후 시설 전수조사와 정기적인 안전 진단이 병행돼야 한다”고 강조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