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상선 남원 지역언론인
[이상선] 이번 추석을 기점으로, 내년 6월에 치러질 남원시장 및 시·도의원 선거에 다수의 전 민주당계 인사들이 출마를 준비하며 지역 정치권의 분위기가 뜨겁다.
출마를 준비중인 해당 세대는 삶의 깊이를 이해하고 사회적 경험을 통해 다양한 면모를 체득한 것으로 평가되나, 시민들의 인식은 다소 비판적이다.
그 이유는 단순하다. 그들의 출마가 변화와 혁신의 정치로 읽히기보다 지역을 갈라치기해 손쉽게 자리를 차지하려는 낡은 정치의 관성이 여전해 보이기 때문이다. 남원시민이 바라는 것은 ‘새로운 인물’이 아니라 ‘새로운 생각’을 가진 사람이다. 그러나 이번에도 익숙한 얼굴과 구호만 되풀이되는 모양새다.
남원시 인구 구조가 시사하는 현황에 대한 분석
남원시는 이미 고령화의 벽 앞에 서 있다. 2025년 7월 기준 통계에 따르면, 65세 이상 고령층이 전체 인구 중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며, 그 뒤를 40~60대가 잇는다. 전형적인 고령화 도시의 구조다.
▲0~9세: 4741명 (6.3%) ▲10~19세: 7166명 (9.6%) ▲20~29세: 7440명 (9.9%) ▲30~39세: 6158명 (8.2%) ▲40~49세: 1만 299명 (13.7%) ▲50~59세: 1만 3556명 (18.2%) ▲60~69세: 1만 3456명 (18.0%) ▲70~79세: 9740명 (13.0%) ▲80~89세: 6317명 (8.5%) ▲90~99세: 1028명 (1.4%) ▲100세 이상: 33명 (0.0%)
이 수치는 남원 사회가 이미 고령층 중심으로 재편되고 있음을 단적으로 보여준다. 즉, 남원의 정치와 행정은 더 이상 ‘젊은 세대의 미래’보다 ‘고령층 중심의 생존과 복지’에 초점을 맞출 수밖에 없는 구조적 현실에 직면해 있다.
경륜인가 퇴행인가?
50대는 사회적으로 가장 왕성한 활동기를 지나며 풍부한 실무 경험과 인생의 지혜를 두루 갖춘 원숙한 경륜의 세대로 평가된다. 20~30년 이상의 사회 경험을 통해 전문성과 문제 해결력을 축적했고 리더십과 조직 운영의 능력도 검증된 이들이다. 삶의 균형감각과 통찰력을 갖춘 세대로 지역 발전의 중추가 될 수 있다. 그러나 남원에서 출마를 준비 중인 일부 50대 인사들은 이러한 경륜을 공공의 봉사로 승화하지 못하고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지역의 구조적 문제를 풀기보다는 정치권의 낡은 관성 속에서 한 자리를 얻으려는 계산이 눈에 비친다. 경륜은 있으되 헌신이 없고, 지혜는 있으되 용기가 부족한 모습이랄까.
여타 출마자 역시 문제의식을 피하기 어렵다. 시민들은 그들의 출마를 ‘헌신’보다는 ‘노역’으로 받아들인다. 이제는 후배 세대를 길러야 할 세대가 여전히 권력의 중심에 머물러 있다는 점과 너무 오랫동안, 다양하게 출마하기 때문이다.
감성 정치에 기대는 낡은 프레임
더 큰 문제는 이들 세대 상당수가 여전히 ‘정당 감성’에 의존한다는 점이다. 그들이 내건 현수막엔 ‘조국 바람’이라는 이름으로 감정적 동조를 유도하고, 정당의 색깔을 시민의 삶보다 앞세운다. 그들의 언어에는 설득이 없고, 정책보다는 감정만 있다. 정치가 진심을 잃고 감정의 소비로 변질될 때, 남원의 미래는 설 자리를 잃는다. 정당의 그늘 속에서 표를 얻는 정치, 조국의 이름 뒤에 숨는 정치는 이제 남원에서 통하지 않는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들만 모른다. 시민은 감정보다 실력을, 구호보다 진정성을 원한다. 남원의 정치는 이제 감성의 구호를 버리고, 실질적 정책과 미래 설계로 나아가야 한다.
새로운 세대, 새로운 정치
이제 남원은 새로운 세대와 새로운 감각, 그리고 진정한 봉사정신을 가진 인물을 필요로 한다. 정치는 나이로 평가받는 것이 아니라, 사고의 젊음으로 평가되어야 한다. 시민들은 이미 알고 있다. 누가 진심으로 남원을 위하고, 누가 자리를 위해 남원을 이용하는지를. 남원의 정치가 다시 살아나려면, 먼저 낡은 정치의 그림자부터 걷어내야 한다. 기득권과 감정의 정치를 넘어, 시민과 미래를 위한 정치로 나아가야 한다. 그것이 남원이 다시 도약하는 길이며, 새로운 시대의 출발점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