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십조 들여 서울가는 길만 뚫으면 인구유출 가속화... ‘자생적 경제권’이 균형발전 핵심”
“막대한 시간 걸리는 신설보다, ‘현행선 고속화’가 우선”

[뉴스티앤티=조주연 기자] 심보균 전 행안부 차관이 전남권에서 요구하는 ‘남서울발 여수행’ 신규 철도 노선 신설 주장에 대해 “국가 재정의 효율성을 저해하고 수도권 집중을 심화시키는 ‘빨대 효과(Straw Effect)’만 키울 뿐”이라며 강하게 반발했다.
최근 더불어민주당 조계원 의원은 한반도 내륙을 관통하는 신규 고속철도, 이른바 ‘한반도 KTX’ 신설을 제안했다. 남서울에서 중부 내륙을 거쳐 여수까지 새 KTX 노선을 깔자는 것.
조 의원은 “전라선 KTX의 시간을 단축하고 수도권 과밀화도 극복하기 위한 해법”이라고 주장했다.
25일 심보균 전 차관은 기자회견을 갖고 “대한민국 철도망은 이미 서울 중심의 남북축 위주로 쏠려 있어 교통이 빨라질수록 지방의 인구와 자원이 서울로 흡수되는 부작용이 크다”고 진단했다.
그는 “지금 필요한 것은 또 하나의 서울행 철도를 뚫는 것이 아니라, 익산을 중심으로 전주, 완주, 군산, 김제 등 인근 지역 간의 긴밀한 교류 협력을 통해 실질적인 ‘경제활동영역’을 키우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심 전 차관은 “교통 허브인 익산의 접근성과 인근 도시의 풍부한 문화·산업 자원을 연계해 관광과 산업의 연관 효과를 극대화해야 한다”며 “이를 통해 특정 도시만이 아닌 전북 지역 모두가 함께 성장하는 ‘상생발전’의 토대를 만들어야 지방 소멸의 파고를 넘을 수 있다”고 주장했다.
또한 심 전 차관은 “익산역을 패싱하는 신규 노선은 호남철도 허브 기능을 마비시키고 역세권 경제를 붕괴시키는 ‘핵폭탄급’ 악재가 될 것”이라며 대안 마련을 촉구했다. 그러면서 “막대한 예산과 시간이 소요되는 신설 대신 ‘기존 전라선 현행축(익산~여수)의 고속화’를 최우선 순위로 추진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현재 굴곡이 심해 제 속도를 못 내는 기존 노선을 반듯하게 펴는 ‘선형 개량(직선화)’과 더불어, 운영 시스템의 효율성을 높인다면 굳이 먼 미래의 신규 노선을 기다리지 않아도 운행 시간을 획기적으로 단축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심 전 차관은 “익산을 경유하는 기존 인프라를 고도화해 비용과 시간을 아끼는 것이야말로, 전남 주민들의 시간 단축 염원을 가장 빠르게 해결하고 전북과도 상생하는 현실적인 대안”이라고 강조했다.
한편, 김윤덕 국토교통부 장관은 조계원 의원의 ‘한반도KTX’ 제안에 대해 “국토부 차원에서 논의를 진행 중이며 상당히 획기적인 안이라고 본다”고 말했다.
김윤덕 장관의 해당 발언에 대해 심 전 차관은 “김윤덕 장관께서 전북 출신이며 지역을 대변하는 역활하고 있다. 국가 전체를 비롯해 전주, 익산, 김제, 권역별 협력과 상생의 길을 만들어 갈 수 전체적인 국가 철도망을 만들어 달라”고 주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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