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의장 비서실 "도와줄 수 있으면 도와 달라 했을 뿐"

대전시의회 / 뉴스티앤티
대전시의회 / © 뉴스티앤티

이달 초 대전청소년위캔센터(이하 위캔센터) 대관 과정에서 불거진 허위 공문서<본보 19년 9월 9일자 대전시의회 허위 공문서, 누가 지시했나>의 배경에 대전시의장 비서실 지시가 있었던 것으로 확인됐다.

앞서 지역에서는 지난 5일 위캔센터에서 진행된 장철민 전 홍영표 국회의원 보좌관 주최 토크콘서트와 관련해 다양한 논란이 일었다. 정치행사 대관을 불허하는 위캔센터가 대관을 허가했고, 시의회가 허위 공문서로 이를 요청했음이 밝혀지면서부터다.

26일 대전시의회·위캔센터 등에 따르면, 시의회는 지난달 30일 위캔센터에 '광복 100주년 맞이 대한민국 실천과제 토론회' 개최를 위한 협조 공문을 발송했다. 공문에는 5일 오후 7시 위캔센터에서 해당 행사를 진행할 수 있도록 협조해 달라는 내용이 담겼다. 그러나 5일 오후 7시 위캔센터에서는 홍영표·이철희 국회의원 등이 참석한 토크콘서트가 진행됐다. 내용 또한 광복절과 무관한 동구 발전 비전에 대한 대화가 주를 이뤘다.

위캔센터 관계자는 이와 관련해 "대관 신청서에 정치행사라 표기 돼 있지 않아 (대관을) 허가했다. 정치행사임을 인지했다면 대관을 불허했을 것"이라며 "행사 1시간 전 시의회로부터 협조요청 취소 공문이 왔으나, 이미 식전행사가 시작됐다. 주최 측에 '정치적 발언을 삼가 달라'는 당부 정도만 할 수 있었다"고 밝혔다.

허위 공문서 작성 배경에는 시의장 비서실의 지시가 있었던 것으로 확인됐다.

유력 지시자로 거론된 A 시의원은 "시의장 비서실에서 시의회 총무과에 지시했다. 토크콘서트와 나는 전혀 무관하다"면서 "나 또한 거리에 게시된 행사 현수막을 보고 정치행사임을 알았다. 이에 총무과에 즉시 취소공문을 보내라고 지시했다"고 억울함을 토로했다.

시의회 관계자 또한 "시의장 비서실 지시로 협조 공문을 작성했다"고 시인했다. '정치행사임을 인지해 허위 공문서를 작성한 것이냐'는 질의에는 즉답을 피했다.

시의장 비서실 관계자는 "모 자치구 의장이 (위캔센터 대관을) 두 차례 요청했다. 그래서 총무팀에 '도와줄 수 있으면 도와 달라'고 말했을 뿐"이라고 짧게 답했다.

위캔센터 대관을 시의장 비서실에 부탁한 모 자치구의장은 "위캔센터가 시에서 관리하는 기관이라 시의회에 부탁했다. 협조 요청에 허위 공문서까지 작성될 줄 몰랐다"며 "최초 시작이 나였던 만큼 내 불찰"이라고 고개를 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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