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의 '반려동물 연관산업 육성대책'..."환영하지만 아직은 선언에 불과"

"'반려동물 연관산업육성법' 제정으로 지속 가능한 제도적 장치 마련해야"

(사)한국펫산업연합회 이기재 회장
(사)한국펫산업연합회 이기재 회장

전세계적으로 반려인구의 증가로 글로벌 펫산업이 성장에 성장을 거듭하고 있다. 펫산업이 블루오션으로 인식되면서 많은 스타트업들의 시장 진입이 이루어지고 있으며, 경쟁은 점점 치열해지고 있다.

농림축산식품부에 따르면 국내시장 규모는 2022년 8조원 규모로, 내수시장 중심으로 성장 중이다. 2032년 글로벌 반려동물 관련 시장은 지금보다 약 2배 이상 커질 것으로 추정된다.

이런 가운데 최근 정부가 국내 반려동물 산업 규모를 현재 8조원에서 20조원 규모로 키운다는 계획과 함께 다양한 지원책을 발표했다.

업계에서는 정부의 대책이 관련 산업의 균형적인 발전과 성장을 견인할 수 있을지, 레드오션으로 넘어가는 상황이 만들어지지는 않을지, 또 관련 산업 소상공인과 종사자들에게 동반 성장의 기회를 제공할 수 있을지에 대해 이목을 집중하고 있다.

이와 관련 국내 유일한 펫산업 관련 단체이자, 1,000여 업체를 회원으로 하고 있는 (사)한국펫산업연합회 이기재 회장을 만나 업계의 의견을 들어봤다.

 

(사)한국펫산업연합회는 어떤 단체인가?

한국펫산업연합회는 2014년 출범했다. 회원 간의 공동협력을 통해 펫산업의 발전을 도모하고, 나아가 국내 반려동물 산업 및 문화의 발전에 기여함을 목표로 하고 있다. 

2018년 4월 중소벤처기업부로부터 사단법인 인가를 받았으며, 현재 1,000여 업체가 회원으로 가입되어 있고, 최근에도 회원 가입문의가 지속적으로 증가하고 있다.

 

그동안의 성과는?

우선 펫샵의 ‘생계형 적합업종 법제화’를 위해 소상공인연합회와 공동으로 노력하여 국회 통과라는 성과를 이뤄냈고, 적합업종에 펫샵이 선정되도록 노력하고 있다.

2019년 7월에는 펫샵이 동반성장위원회로부터 ‘시장감시업종’으로 지정되어 유통재벌들의 골목상권 잠식을 막을 수 있도록 하는 기반을 마련했다.

특히 우리 협회는 그동안 지속되어 온 유통재벌이나 온라인 유통 대기업 등의 골목상권 잠식으로부터 회원들을 보호하고 있다. 대기업은 조직과 자금력으로 사료, 용품, 동물약품 등 제품 개발과 제조에 전념하고 글로벌 경쟁력 확보에 전념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정부가 발표한 ‘반려동물 연관산업 육성대책’ 어떻게 생각하나?

늦은 감은 있지만 환영한다. 

세계 펫시장 규모는 현재 약 420조다. 머지 않아 반도체시장 규모를 능가하고 십 년 후에는 약 1000조가 될 것으로 추정된다.

정부의 이번 대책은 세계 반려동물 산업 시장의 흐름에 편승하고, 관련 산업을 육성하여 산업경쟁력을 제고할 것으로 기대된다. 또 우리 제품들이 세계시장으로 진출하고 경쟁할 수 있는 기반을 마련한다는 의미에서 매우 고무적이라 생각한다.

 

반려동물 산업, 앞으로 정부는 어떤 일을 해야 할까?

우리 정부는 펫산업을 전략산업으로 육성하겠다고 발표했다. 그러나 이는 하나의 선언에 불과하다. 상황이 변하면 언제든지 바뀔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안정적으로 산업이 발전하려면 제도적 장치가 꼭 필요하다. '반려동물 연관산업육성법'이 반드시 제정되어야 하는 이유다.

정부가 발표한 사료의 성분표시 변경, 영양가이드라인 제시, 펫테크 육성, 보험활성화 등 모든 정책들은 반려인구의 증가가 수반되지 않으면 효과가 나타날 수 없다.

반려동물 인구가 증가하면 관련 산업들은 자연히 따라서 성장한다. 미국의 반려동물 양육가구는 70%이다. 유럽국가는 50%, 남미국가들은 40%정도 된다고 한다. 반변에 우리나라는 아직 15~20%에 불과하다.

모든 정책의 우선 순위는 반려인구수의 증가를 염두에 두고 환경을 조성해야 한다. 그러기 위해서는 글로벌 수준에 부합하는 시설에서 전문 브리더를 육성하고, 애완동물과 반려동물을 혼용하는 현행법 체계를 개선하고 규제를 완화할 필요가 있다.

 

반려동물 산업, 문화적 측면도 중요하지 않을까?

맞다. 반려동물 산업은 경제를 넘어, 새로운 문화 창출과 사회적 문제를 해결하는 종합적 측면에서 접근해야 한다.

최근 반려동물과 동반여행, 동반숙박, 동반식당 등 새로운 문화가 생기고 있다.

몇 년 새 1인 가구가 급격히 증가해 거의 1000만 가구에 달한다고 한다. 전체 가구 10곳 중 4곳에는 단 한 명만 살고 있다. 이 가운데 약 40%는 나 홀로 사는 60대 이상 고령층이다. 작년 말 기준 전체 1인 가구 중 70대 이상이 19.1%(185만5150가구)로 가장 많았고, 그 다음은 60대 18.1%(175만8095가구)로 나타났다.

반려동물은 홀로 사는 노인들에게 더할나위 없는 좋은 친구가 될 수 있다. 외로움을 해소하고 정서적 안정과 신체적 건강에도 도움을 준다.

제대로 된 반려동물 문화가 사회에 긍정적인 역할을 하고 사회적 간접비용을 절감하는 시너지 효과를 낼 수 있다. 다양한 반려동물 산업의 육성이 필요한 이유다. 

 

마지막으로 한 말씀 부탁드린다

비현실적인 주장을 하는 일부 강성 동물단체들이 있는데, 변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우리나라 동물단체들은 1970년대 미국의 강성 동물단체들 수준에 머물고 있는 것처럼 보인다. 

미국의 경우, 과거 강성 동물단체들이 '씨월드에 생물을 전시하지마라', '동물매매금지' 등의 주장을 폈지만 씨월드는 세계 최고의 명소가 되었고, 미국 가정 중 70%가 반려동물 양육하는 세계 최고의 펫산업 국가가 됐다. 이후 강성동물 단체들은 모두 사라지고 지금은 합리적인 온건한 단체들로 대체됐다.

외국 동물단체들의 최고 관심사는 멸종위기의 동물들을 보존하는 것이다. 반면에 우리나라 일부 동물단체들은 반려동물에만 집착하고 있는 것 같다. 제사보다 젯밥에 더 관심이 있는 건 아닌지 생각된다.

야생동물 이동 통로 확대, 투명벽으로 인한 조류들의 충돌사고 등에는 상대적으로 관심이 적다.

이제는 동물단체들도 새롭고 현실적인 시각을 가진 합리적 단체로 재탄생하여, 동반자로서 반려동물 문화와 산업의 발전을 위해 함께 힘써 주기를 바란다.

산업이 발전하지 못하면 동물복지 증진도 있을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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