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대통령이 16일 법무부 검사징계위원회(위원장 직무대행 정환중, 이하 징계위)의 윤석열 검찰총장에 대한 정직 2개월 결정을 재가했다. 문 대통령이 윤 총장의 징계 재가 직후 추미애 법무부장관도 사의를 표명했다.

정만호 국민소통수석은 이날 청와대 춘추관 대브리핑룸에서 문 대통령의 윤 총장 징계안 제청 재가와 추 장관 사의 표명에 대한 브리핑을 진행했다.

징계위의 윤 총장 정직 2개월 결정이 이루어진지 채 하루도 지나지 않은 상황에서 급속도로 이루어진 문 대통령의 윤 총장 징계 결정 재가는 ‘추-윤 정국’을 일단락 함으로써 지지율 반등을 모색하려는 시도로 보이나, 윤 총장이 추 장관의 사의와 관계없이 집행정지 신청 및 행정소송 청구 등 법적 대응 방침을 고수하고 있어 청와대의 의도대로 진행될 기미는 보이지 않는다.

특히, 정치권 일각에서는 추 장관 사의 표명에 대해 ‘兎死狗烹(토사구팽)’이냐 ‘이보 전진을 위한 일보 후퇴냐’ 등의 說往說來(설왕설래)가 난무하는 가운데, 문 대통령이 추 장관을 향해 “시대가 부여한 임무를 충실히 완수한 데 대해 감사하다”는 등의 치사에 미루어 명예로운 퇴진과 함께 후일을 도모할 수 있는 길을 열어준 것으로 보는 시각이 지배적이다.

한편, 국민의힘 최형두 원내대변인은 이날 “‘닥치고 윤석열 정직 2개월’, ‘해임’은 두렵고 공수처 출범까지 ‘검찰의 권력비리 수사 차단’이 목적”이라는 제목의 논평을 발표하고, 추 장관과 문 대통령을 강하게 비판했다.

최 대변인은 “우격다짐 ‘답정너’ 징계위원회의 ‘정직 2개월’ 결정은 이 과정의 문제점과 속셈을 그대로 드러내고 있다”면서 “‘친문친위 공수처법’, ‘국가안보포기 국민사찰법’, ‘김여정 하명법’ 등 법안처리도 군사 작전하듯 날치기하더니, 살아있는 권력을 수사하던 검찰총장 찍어내기도 새벽도 밝기 전 기습적으로 결론 내렸다”며 “대한민국 민주주의, 법치주의는 결정적으로 무너졌다”고 주장했다.

최 대변인은 이어 “무법 장관이 납득 불가 여섯 가지 사유를 들며 정당하지도 공정하지도 않은 징계위원회를 열어는 놓았는데, ‘해임’하자니 사후 법적 책임이 두려웠는지 ‘해임’도 ‘무혐의’도 아닌 ‘정직’이었다”면서 “사법부가 ‘집행 정지’ 내리지 않을 징계 수위 맞추느라 밤을 새운 것인가?”라고 반문했다.

또한 최 대변인은 “그 사이 문재인 대통령은 국무회의를 열어 ‘친문친위 공수처법’을 공포했다”면서 “추미애 ‘무법 장관’이 기획하고 친문 징계위원들이 짜 맞추듯 결론 내린 ‘정직 2개월’ 보고서에 대통령은 ‘절차적 정당성을 지켰다’며 재가할 것이 불을 보듯 뻔하다”며 “ 정작 징계위는 대통령의 ‘절차적 정당성 준수’ 지시를 또다시 뒤집었는데도 ‘살아있는 권력’이 검찰총장을 쫓아내지 못해 그토록 안달하던 이유가 명백해졌다”고 강조했다.

아울러 최 대변인은 “윤 총장의 손발을 묶어놓은 두 달 사이 자신들의 범죄 비리는 감추고 원칙을 지켜온 공직자들을 탄압할 ‘게쉬타포 공포수사처’가 출범하고, 청와대가 개입한 ‘월성 1호기 조기폐쇄’ 음모, ‘울산시장 선거개입’ 수사도 중단될 것이라”면서 “헌법과 법률에 따라 ‘권력의 눈치를 보지 않고’ 직무를 수행한 검찰총장에 대한 징계 결론 내용조차 적법하지도 유효하지도 않다”며 “법무부 감찰위원회조차 만장일치로 ‘윤석열 직무배제, 징계청구, 수사의뢰 모두 부적정하다’ 결론 내렸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최 대변인은 끝으로 “‘판사 사찰’ 이유에 대해서는 법원조차 법무장관이 검찰 중립성을 침해하고 있다며 윤 총장을 제자리에 돌려놓지 않았나?”라고 반문한 후 “사법체계를 장악한 권력이 국민을 어떻게 탄압하고 핍박했는지는 역사가 증명하고 있다”면서 “문재인 대통령께 묻는다”며 “이것이 공정한 징계절차인가? 법치파괴를 배후 조종한 대통령으로 역사에 남고 싶은가?”라고 강하게 질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