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오픈AI가 14일 챗GPT의 ‘그룹 채팅’ 기능을 국내에 시범 도입했다. 여러 사용자가 한 화면에서 참여해 일정 조정, 문서 작성, 아이디어 정리 등을 함께 처리하는 형태로, 기존 1대1 대화 중심의 AI 활용 방식에서 협업 단계까지 영역을 넓힌 것으로 평가된다.
그룹 채팅은 최대 20명이 참여할 수 있다. 초대 링크만으로 방에 합류하면 챗GPT가 대화 흐름을 살피며 필요한 시점에만 요약이나 정리 기능을 수행한다. 참여자들은 의견을 남기거나 자료를 공유하며, 챗GPT는 이를 기반으로 계획표나 문서 초안을 만든다. 작업 과정이 실시간으로 정리되기 때문에 회의 준비나 일정 조율 과정이 간소화되는 것이 특징이다.
보안 조치는 개인 대화와 분리하는 방식으로 구성됐다. 그룹 채팅의 기록은 개인 메모리와 연결되지 않으며, 기존에 저장된 개인 대화 내용이 다른 참여자에게 공유되지 않는다. 만 18세 미만 이용자가 참여할 경우 민감한 정보 접근을 제한하는 별도 필터링 체계도 적용된다.
국내에서는 조직 문화 특성상 협업형 AI 도입 속도가 빠를 것으로 전망된다. 회의 중심 업무 구조가 강한 만큼 회의록 작성, 역할 분담, 문서 초안 제작 등에서 효율성 차이가 즉각 드러날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특히 중소기업과 스타트업 환경에서는 별도 시스템 구축 없이 활용할 수 있어 초기 확산이 빠르게 진행될 가능성이 높다.
반면 새로운 과제도 생겼다. 그룹 단위로 AI가 정보를 처리할 경우 접근 권한, 기록 보존, 산업기밀 관리 기준이 기존 체계와 충돌할 수 있다. 자료가 AI에 전달되는 순간 관리 주체가 불분명해지는 문제도 제기된다. 도입을 검토하는 조직에서는 정보보호 규정과 내부 거버넌스 정비가 선행돼야 한다는 지적도 나온다.
교육 분야 변화도 예상된다. 학생들이 팀 프로젝트에서 AI를 실시간 협업 도구로 활용하면 기존 평가 구조는 적합성이 떨어질 수 있다. 공동 과제 처리 방식에 대한 새로운 기준 마련이 필요하다는 목소리도 있다.
업계에서는 이번 기능을 AI가 개인의 보조 단계를 넘어 집단 의사결정 과정까지 영향을 미치기 시작한 신호로 보고 있다. 다수의 의견을 정리하고 방향을 제시하는 기능이 강화되면 조직 내 역할 분배와 권한 구조에도 변화가 생길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오픈AI 코리아는 이번 시범 도입을 시작으로 협업형 기능을 확대하겠다는 계획을 밝힌 상태다. 업무·교육·창작 등에서의 활용 범위는 향후 단계적으로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