후레시맨으로 한국에 첫 소개된 변신 히어로 시리즈
신인 등용문이자 TV 아사히 주말 편성의 핵심 축

1980년대 후반 '후레시맨(초신성 플래시맨)'을 통해 한국에 처음 소개됐던 일본 특촬물 '슈퍼전대' 시리즈가 50년 만에 막을 내릴 전망이다.
1975년 '비밀전대 고렌저'로 시작한 이 시리즈는 공식 종료 발표가 나오지 않았음에도, 현지 특촬 전문 매체들이 올해 방영 중인 'No.1 전대 고쥬저'를 사실상의 마지막 작품으로 보고 있다. 매년 새로운 전대를 선보여 온 독특한 제작·편성 구조를 고려하면, 이번 흐름은 일본 방송 산업의 큰 전환점으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슈퍼전대는 단순 아동 프로그램을 넘어 신인 배우들의 전국구 데뷔 무대로 기능해 왔다. 마츠자카 토리(신켄저), 요코하마 류세이(토큐저), 키리타니 켄타(신켄저), 타카스기 마히로(쿄류저) 등 현재 일본 주연급 배우 상당수가 전대를 통해 이름을 알렸다.
매년 새로운 팀을 꾸리는 시스템 덕분에 신인들이 주조연급 배역을 맡아 1년간 전국 방송·극장판·홍보 일정을 소화하며 대중적 인지도를 쌓을 수 있었고, 이는 '전대 출신=검증된 신인'이라는 인식을 고착시키는 데 기여했다.
방송사적 의미도 크다. 슈퍼전대는 TV 아사히의 주말 아침 편성대를 지탱해 온 핵심 기둥이었다.
슈퍼전대–가면라이더–프리큐어로 구성된 니치아사 패밀리 타임은 수십 년간 고정 시청층을 유지하며 방송사 입장에서 안정적인 시청률 기반을 제공했다.
아동층뿐 아니라 부모 세대까지 포함한 폭넓은 시청 범위 덕분에 TV 아사히는 주말 오전을 변동성 적은 편성 구간으로 운영할 수 있었다.
또한 슈퍼전대는 방송사(TV 아사히), 제작사(토에이), 완구사(반다이)가 긴밀히 맞물려 움직이는 일본 특유의 비즈니스 모델의 중심에 있었다.
매년 새로운 장비·로봇·아이템을 선보이는 구조는 완구 시장과 연계돼 꾸준한 수익을 만들어냈고, 연간 교체제 편성·극장판 개봉·라이선스 판매까지 일관된 흐름을 구성했다. 하지만 최근 제작비 상승, 아동층 TV 시청 감소, 완구 시장 변화 등 복합적 요인이 겹치며 이 모델이 더 이상 안정적이지 않다는 평가가 나오고 있다.
해외 사업에서도 전대 시리즈는 중요한 역할을 했다. 미국판 '파워레인저' 원작으로 활용되며 일본 특촬물의 글로벌 존재감을 확립했고, 한국에서도 후레시맨·가수라·오레인저 등 다양한 작품들이 방영돼 1980~90년대 어린이 문화의 한 축을 차지했다. 시리즈가 종료될 경우, 일본 IP의 해외 유통 구조에도 상당한 영향을 미칠 것으로 전망된다.
방송업계는 전대 종료가 TV 아사히 편성 재편의 신호탄이 될 것으로 보고 있다. 매년 2월 새로운 전대를 전제로 짜인 편성틀이 흔들리면서, 리부트·스핀오프 등 새로운 형태의 전환이 뒤따를 가능성도 제기된다. 다만 기존과 같은 정규 시즌 구조는 사실상 유지되기 어렵다는 분석이 우세하다.
전영준(27세, 남성)씨는 "어릴적 챙겨봤던 파워레인저 매직포스의 시리즈가 끝난다는게 믿기지 않는다"라며 "그 당시 파워레인저가 꿈이었을 정도로 나에게 많은 영향을 준 시리즈가 막을 내린다는 소식이 너무 슬프다"라고 답변했다.
임영균(44세, 남성)씨는 "친구들과 후레시맨을 결성하고 지구를 지키겠다고 돌아다녔던 기억이 있다"라며 "내 아이도 나처럼 슈퍼전대 시리즈의 추억을 가지고 공유할 수 있었다면 좋겠지만 그럴 수 없어 아쉽다"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