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 누구의 딸'로 감독상 수상… 생전 기증 의사 따라 유가족 결심

영화 ‘마녀’, ‘마약왕’ 등의 작화팀으로 활약하고, 인권영화제 감독상을 수상했던 김창민(40) 감독이 뇌사 장기기증으로 4명에게 새 생명을 선물하고 세상을 떠났다.
한국장기조직기증원은 지난 7일 강동성심병원에서 김창민 감독이 뇌사장기기증으로 심장, 간장, 양측 신장을 기증해 4명의 생명을 살렸다고 밝혔다. 故 김 감독은 지난 10월 20일 뇌출혈로 쓰러진 뒤 투병 끝에 뇌사 판정을 받았다.
고인은 2016년 영화 '그 누구의 딸'을 연출해 경찰 인권영화제에서 감독상을 수상하는 등 연출가로서의 재능을 인정받았다. 또한 ‘대장 김창수’, ‘비와 당신의 이야기’, ‘소방관’ 등 다수의 상업영화 작화팀으로 참여하며 영화계에서 활발히 활동해왔다.
유가족에 따르면 고인은 평소 “삶의 마지막 순간에 장기기증으로 다른 생명을 살리고 싶다”는 뜻을 여러 차례 밝혀왔다. 이에 가족들은 고인의 마지막 가는 길이 좋은 일로 마무리되길 바라는 마음으로 기증에 동의했다.
고인의 아버지는 "아들의 이름으로 영화제를 만들어 하늘에서라도 볼 수 있게 하겠다. 하늘에서는 편히 잘 지내렴. 사랑한다”며 마지막 인사를 전했다.
이삼열 한국장기조직기증원장은 “따뜻한 시선으로 세상과 이야기하고자 했던 고인의 숭고한 나눔이 4명의 생명을 살리는 기적이 되었다”며 “생명나눔을 실천해주신 기증자와 유가족께 깊은 감사를 드린다”고 말했다.
곽남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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