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력 후보 A본부장, '과거 방식 답습' 지적…"리더십 의혹·내부 불신" 전언도

이한준 한국토지주택공사(LH) 사장이 10월 14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국회 국토교통위원회 국정감사에 출석해 생각에 잠겨 있다.
이한준 한국토지주택공사(LH) 사장이 10월 14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국회 국토교통위원회 국정감사에 출석해 생각에 잠겨 있다.

이한준 한국토지주택공사(LH) 사장이 지난달 31일 공식 면직되면서, 차기 사장 인선이 초미의 관심사로 떠올랐다. '철근 누락' 사태로 국민적 신뢰를 잃은 LH가 이번 인선을 계기로 뼈를 깎는 개혁에 나설 수 있을지가 관건이다.

이런 가운데 차기 사장 후보로 LH 내부 출신인 A본부장이 유력하게 거론되면서, 조직 안팎에서 우려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LH 사장은 임원추천위원회 추천, 공공기관운영위원회 심의·의결, 국토부 장관 제청을 거쳐 대통령이 임명한다. 김윤덕 국토교통부 장관 역시 "주택 공급 정책 집행력을 위해 빠르게 조치하겠다"고 밝힌 바 있어 인선은 속도를 낼 전망이다.

문제는 A본부장이 과연 LH 개혁의 적임자인가 하는 점이다. A본부장은 이한준 전 사장 시절 주요 보직을 맡으며 성장해, 일각에서는 '윤석열 라인'으로 분류되기도 한다. 또한, LH 내부의 '토목직' 인맥의 지지를 받는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LH 내부에서는 비판적인 시각이 존재한다. 3일 LH의 한 관계자는 "지금 LH가 근본적인 개혁의 기로에 서 있는데, 과거 정권부터 이어져 온 운영 방식에 길들여진 인물을 내부 승진시키는 것이 과연 개혁 의지에 부합하는지 의문"이라고 지적했다.

A본부장의 과거 업무 스타일을 둘러싼 '전언'들도 이러한 우려를 뒷받침한다.

A본부장은 과거 수도권 주택공급 총괄 당시, 실현 가능성이 낮은 물량을 국토부에 보고했다는 의혹을 받은 바 있다. 특히 이 과정에서 내부 임원들과의 충분한 사전 조율 없이 업무를 처리한 뒤, 상급 부처인 국토부의 지시였다는 식으로 해명해 내부 불신을 샀다는 전언도 나온다.

또 다른 LH 관계자는 "이상경 전 국토부 1차관이 부적절한 발언으로 사퇴한 사례에서 보듯, 국민 눈높이에 맞는 인사가 필요하다"며 "조직 장악도 중요하지만, 전문성과 정부·기관과의 원만한 조율 능력을 갖추고 LH의 근본적 개혁을 이끌 인물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철근 누락' 사태의 원인 중 하나로 지목된 '전관 카르텔'과 '조직적 폐쇄성'을 타파하기 위해서는 내부 승진보다 외부의 객관적인 시각이 절실하다는 주장이 힘을 얻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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