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국인 '삼성전자' 팔고, 기관은 '대형주' 셔플링…증시 수급 '동상이몽'

3일 오전 11시를 넘어서면서 국내 증시의 외국인과 기관 투자자 간의 전략적 차이가 더욱 뚜렷해지고 있다. 외국인은 대장주 삼성전자에 대한 매도세를 이어가며 중소형 테마주로 눈을 돌린 반면, 기관은 SK하이닉스, NAVER 등 대형주를 선별적으로 매수하며 포트폴리오를 재편하는 모습이다.
이날 오전 11시 22분 키움증권 데이터에 따르면, 외국인 투자자들은 여전히 삼성전자를 순매도 1순위에 올려놓고 있다. 오전 내내 이어진 매도세가 지수 상단을 무겁게 누르는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그 뒤를 대한전선, 현대무벡스, MDS테크, 휴림로봇이 이으며 특정 테마주에 대한 차익실현 움직임도 포착됐다.
반면 외국인의 매수세는 전선, 디스플레이 장비 등 특정 테마를 가진 중소형주에 집중됐다. 대원전선이 순매수 1위로 올라섰고, 재영솔루텍, HB테크놀러지, 유니슨 등이 그 뒤를 이었다. 특히 중국 기업인 헝셩그룹이 순매수 5위에 새롭게 등장한 점도 눈에 띈다.
기관 투자자의 행보는 외국인과 정반대였다. 기관은 오전 한때 순매도 상위에 있던 삼성전자를 매도 리스트에서 제외하고, 오히려 SK하이닉스를 순매수 2위에 올리며 반도체 업종 내에서도 다른 선택을 했다.
기관의 순매수 1위는 한화솔루션이 차지했으며, 한국전력, NAVER 등 낙폭이 컸던 대형 우량주를 바구니에 담으며 지수 하방을 방어하는 역할을 하고 있다. 대한광통신 역시 꾸준히 매수 상위권을 유지했다.
기관의 순매도 리스트에는 코스닥 기술주인 노타를 비롯해 대한조선, 한온시스템, 대한항공, 원익큐브 등이 이름을 올렸다. 이는 특정 종목에 대한 비중 축소 및 포트폴리오 교체 매매가 진행 중임을 시사한다.
증권업계 관계자는 "외국인은 삼성전자를 팔아 확보한 자금으로 개별 모멘텀이 있는 중소형주로 빠르게 이동하는 '단기 트레이딩' 성향을 보이는 반면, 기관은 연말을 앞두고 낙폭 과대 대형주를 저가에 매수하는 '가치 투자'에 무게를 두는 모습"이라며 "두 수급 주체의 동상이몽이 오후 장세의 변동성을 키울 수 있다"고 분석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