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획] 미리 보는 총선-인물 탐구 18 – 충청남도 아산시 을

21대 총선을 246일 앞두고 충남 아산을의 국회의원 후보로 자천타천 거론되는 인물은 4명 정도로 알려졌다. 지난 2016년 20대 총선에서 분구가 됐던 아산을은 배방읍과 탕정면을 중심으로 삼성전자를 비롯한 대기업 생산 공장과 그에 따른 수많은 협력 업체들이 유입되면서 젊은 층의 비중이 아산갑 지역보다 상대적으로 높아 진보성향이 강세를 보이는 지역이다.

또한 아산을은 패스트트랙(신속처리안건)에 상정된 선거제도 개편안이 국회 본회의를 통과할 경우 아산갑과 합쳐져 다시 아산시 선거구가 될 확률도 상존하고 있다. 패스트트랙의 국회 본회의 통과로 아산을이 아산갑과 합쳐져 아산시 선거구로 합구가 되면, 더불어민주당의 경우 아산을 현역인 강훈식 의원과 아산갑에서 출마할 확률이 높은 복기왕 청와대 정무비서관의 공천 경쟁이 충남 전역에서 가장 뜨거울 것으로 예상되는 지역이기도 하다.

더불어민주당은 경기악화로 집권 3년차 징크스에 빠진 가운데, 雪上加霜(설상가상)으로 지난 2일 일본 아베 정부가 우리나라를 화이트리스트(백색국가)에서 제외하면서 심각한 경제 위기 국면에 처하게 됐다. 당장 보수진영에서는 문재인 정부를 향해 한미일 공조가 와해됐다는 비판을 퍼붓고 있으며, 국익을 위한 외교가 아닌 감정만 앞세운 무능 외교라고 날을 세우고 있는 상황이다.

또한 지난 8.9 개각에서 예상대로 조국 전 민정수석이 법무부장관으로 내정되면서 야권에서는 조 내정자 낙마에 모든 화력을 집중할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인사청문회 과정에서 어떤 악재가 터져 나올지도 변수가 되고 있다. 뿐만 아니라 조 내정자가 민정수석 당시 아베 發 경제 위기 돌파를 위해 SNS에 동학농민운동 당시의 ‘죽창가’ 등을 올리며 반일 감정을 자극하면서 친일 vs 반일 구도의 프레임을 나눈 효과가 아베 發 경제 위기가 장기화 될 경우에도 전 국민적인 호응을 불러일으킬 수 있을지도 관심을 모으고 있다.

더불어민주당으로서는 아베 發 경제 위기를 잠재우면서 지난 6월 30일 극적으로 이루어진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북한의 김정은 국무위원장의 판문점 회동을 계속 이어주는 북미 간의 순풍을 내년 21대 총선까지 지속시키면서 국민들 사이에서 아베 發 경제 위기 상황이 제2의 IMF 사태를 초래할 수 있다는 불안감을 잠재우는 것이 급선무로 보인다.

지난 2월 황교안 대표 체제를 출범시킨 자유한국당은 4.3 경남지역 두 곳의 국회의원 보궐선거에서 나름대로 선방을 하면서 지난해 6.13 지방선거에서의 사상 최대 패배를 회복하는 듯 보였으나, 연이어 터지는 소속 의원들의 막말과 ‘2019 한국당 우먼페스타’에서 있었던 여성 당원들의 이른바 ‘엉덩이 춤’ 논란 그리고 당 사무총장 및 예결위원장 등에 친박계 의원들이 임명되면서 친박정당 회귀라는 비판에 직면하고 있다. 또한 최근 김재원 예결위원장의 추경안 음주 심사로 국민적 비판이 거세지는 가운데, 아베 發 경제 위기에 따른 친일 프레임에 갇히면서 상승세를 이어가던 지지율이 다시 2.27 전당대회 이전으로 회귀하며 보수층 지지자들의 이탈 행렬이 가속화되고 있는 상황이다.

중도정당을 지향하는 바른미래당의 내홍은 도무지 탈출구가 보이지 않는다. 손학규 대표 등의 당권파 vs 유승민·안철수 전 대표 등의 비당권파가 한 치의 양보도 없이 평행선을 달리는 가운데, 안철수 전 대표의 귀국 후 정계 복귀설이 솔솔 흘러나오고 있어 바른미래당 發 정계 개편이 어떻게 진행될지도 관심을 모으고 있다. 또한 바른미래당 혁신위원회는 지난 12일 여론조사 전문기관인 리얼미터에 의뢰한 결과를 발표하고, 새 지도부로 교체하자는 응답이 45.6%로 지도체제를 유지하자는 응답보다 20.2%p 높은 점을 들어 지도부 사퇴를 압박하고 있으나, 손학규 대표를 비롯한 당권파는 요지부동 태도를 보이고 있어 당분간 ‘봉숭아학당’을 벗어나기는 어려운 상황이다.

호남 맹주를 자처하던 민주평화당은 16명의 전체 의원 중 12명이 지난 12일 탈당을 선언하면서 당은 와해 상태 직전이다. 대안정치연대의 유성엽 원내대표는 “탈당계를 12일 자로 제출하려고 했으나 남아 있는 당직자의 인건비 등 당 운영의 어려움을 반영해 16일 자로 냈다”고 밝히며, 6억 4천만원에 달하는 국고 보조금 때문에 탈당 결행이 잠이 늦어진 것이라는 점을 에둘러 표현했다. 또한 정동영 대표는 탈당파의 대부 격인 박지원 의원을 향해 “원로 정치인이 집단탈당의 배후라”면서 “(박 의원이) 공천권을 요구했다”고 주장하고 있으나, 박지원 의원은 정 대표의 주장에 대해 “거짓말이라”고 일축하는 등 당권파 vs 탈당파는 돌아올 수 없는 다리를 건넌 상황이다.

정의당의 경우는 지난 13일 신임 당 대표에 선출된 심상정(3선, 경기 고양갑) 의원이 취임 일성으로 “단일화 없이 정의당 이름으로 지역구 당선에 총력을 기울이겠다”고 강조하면서 더불어민주당에 섭섭한 마음을 표현했으나, 더불어민주당이 선거제도 개편안 패스트트랙 상정을 진두지휘한 홍영표 전 원내대표를 국회 정치개혁특별위원장으로 임명하면서 범여권 공조는 당분간 지속될 전망이다.

21대 총선에서 충남 아산을 국회의원 선거의 주요 변수는 다음의 8가지 정도로 요약할 수 있다. 첫째는 선거제도 개편안이 국회 본회의를 통과하여 선거구가 다시 합쳐질지, 둘째는 아산갑에서 4선에 도전하는 이명수 의원이 아산을까지의 표심을 견인할지, 셋째는 방송인 김제동 씨의 고액 강연료 논란으로 불거진 복기왕 청와대 정무비서관의 아산시장 재직시절 의혹 제기가 아산 시민들의 표심을 흔들지, 넷째는 조국 법무부장관 내정자의 인사청문회에서 표심을 흔들 악재가 터져 나올지, 다섯째는 정전 66년 만에 처음으로 판문점에서 회동을 가진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비핵화 논의가 극적인 합의를 이루어낼 수 있을지, 여섯째는 문재인 대통령의 지지율이 21대 총선까지 지난 5.9 대선 당시 받았던 41.08%(충남 아산 42.45%) 이상의 지지율을 유지할지, 일곱째는 집권여당인 더불어민주당의 원심력이 집권 후반기로 들어갈수록 가속화될지, 여덟째는 문재인 대통령의 대선 당시 공약인 고위공직자 임명 7대 배제 원칙이 계속 지켜지지 않을 경우의 민심 이반이 거세어질지 등이다.

더불어민주당에서는 재선에 도전하는 강훈식 의원이 표밭갈이에 한창이다. 건국대 총학생회장 출신으로 ‘손학규의 남자’에서 더불어민주당 주류로 편입한 강 의원은 ‘2020총선공천제도기획단’의 간사로 활약하며 자신의 몸값을 키우고 있다. 더불어민주당 원내대변인과 전략기획위원장 등을 역임하며 언론에도 자주 모습을 드러내고 있는 강 의원은 높은 인지도를 앞세워 상대방 후보들을 압도하겠다는 의지로 지역구 행사를 빠짐없이 참석하며 유권자들과의 스킨십을 늘리는 것으로 알려졌다.

자유한국당에서는 박경귀 아산을 당협위원장이 출사표를 던졌다. 행정자치부 지방공기업혁신단장과 한국정책평가연구원장을 역임한 박 위원장은 현재 아산참여자치연구원장으로도 활동하며 유권자들과의 접촉면을 늘리는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 6.13 지방선거 당시 아산시장에 출사표를 던졌으나, 경선 문턱에서 고배를 든 박 위원장은 김병준 비대위 시절인 지난 2월 당협위원장에 취임하며 여의도 입성으로 방향을 틀었다. 박 위원장은 기자와의 통화에서 “나라와 지역을 구하는 심정으로 총선을 준비하고 있다”면서 “지역 곳곳을 돌아다니며 경청한 민심을 정책에 반영하겠다“며  “민생을 살리고 자유시장경제를 지키기 위해 반드시 승리하겠다”고 강조했다.

이건영 전 청와대 행정관도 출마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지난 2016년 20대 총선에서 강훈식 의원에게 패한 바 있는 이 전 행정관은 이번에는 반드시 설욕하겠다는 의지를 불태우는 것으로 알려졌다. 한국가스기술공사 감사와 아산포럼 대표 그리고 순천향대 대우교수를 역임한 이 전 행정관은 2010년 무소속 아산시장 출마, 2012년 19대 총선 출마, 2016년 20대 총선에 출마하면서 지역내 인지도는 상당하나 김병준 비대위 체제였던 지난해 12월 당협위원장에서 탈락한 것이 뼈아프다.

정의당에서는 이근하 도당 사무처장이 거론된다. 아산시 지역위원장과 도당 여성위원장도 맡고 있는 이 처장은 심상정 대통령 후보 충남도당 여성선대본부장과 정의당 동물복지위원회 부위원장 등을 역임했다. 지난 11일 말복에는 ‘복날에 초록해요’ 이벤트를 통해 채식 캠페인을 벌이면서 유권자들에게 한 걸음 다가가는 모습을 보여준 이 처장은 지난 3월 ‘버닝썬 사태’ 등에서는 검경의 철저한 수사를 촉구하며 자신의 존재감을 높인 바 있다. 후보군 중 가장 젊은 피인 이 처장은 삼성전자 등 젊은 유권자 층 공략을 통해 정의당의 깃발을 아산을에 꽂겠다는 의지를 보이는 것으로 알려졌다.

바른미래당과 민주평화당 그리고 정의당에서는 특별한 후보군이 눈에 띄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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