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스코이앤씨, 설계했다고 밝힌 글로벌 설계그룹 ‘유명무실’ 회사

여의도 한양서도 경쟁사 절반에 못 미치는 제안서 제출해 ‘뭇매’

랜드마크 수요 높을수록 설계가 표심에 큰 영향

안산 중앙주공6단지 재건축에 입찰한 포스코이앤씨의 더샵 퍼스트원 조감도 / 소유주 사진제공
안산 중앙주공6단지 재건축에 입찰한 포스코이앤씨의 더샵 퍼스트원 조감도 / 소유주 사진제공

경기 안산중앙주공6단지 재건축 사업에 출사표를 던진 포스코이앤씨가 무성의한 설계로 구설에 오르며 논란이 되고 있다.

16일 도시정비업계 등에 따르면 포스코이앤씨는 안산주공6단지 재건축 수주전에 참여하면서, 해외 유명 설계업체와 협업한다고 광고했다.

포스코이앤씨는 홍보 문구에 '월드클래스 건축명작, 글로벌 해외설계사 IDA', ‘미국 뉴욕 기반의 세계적인 건축디자인 그룹인 IDA’라고 설명했다.

하지만 매일경제TV 단독보도에 따르면 글로벌 해외설계사라고 했던 IDA는 결국 실체가 없는 유명무실한 설계사인 것으로 알려졌다.

게다가 회사 홈페이지에 게재된 건축물과 이에 대한 설명은 도용되었다고 이 매체는 보도했다.

통상 수주전에서 설계는 조합원 또는 소유주에게 회사의 각오와 다짐을 보여주는 첫 단추로 통한다. 명품 주거단지로 탈바꿈시키기 위해 회사가 얼마나 고심하고, 투자했는 지를 보여주는 지표가 되기 때문이다.

 

경기도 안산시 단원구 중앙주공6단지 전경 / 포털사이트
경기도 안산시 단원구 중앙주공6단지 전경 / 포털사이트

포스코이앤씨의 이 같은 무성의함은 최근 여의도 한양아파트 재건축 수주전에서도 드러났다.

제안서 분량이 경쟁사의 절반도 되지 않는데다, 설계사무소의 원안설계안을 그대로 반영해 소유주들의 빈축을 샀다.

포스코이앤씨는 '오티에르만의 특별한 설계'를 이용한 고급화 전략을 내세웠지만, 실상은 여의도 한양아파트 재건축 설계사로 선정된 해안건축이 원안설계에 제안한 내용과 상당 부분 유사했다.

이에 대해 도시정비업계 전문가는 "설계는 첫인상인데 단지에 대한 연구나 조합원들의 니즈를 충분히 반영하지 않고 대충 준비해 왔다는 인식을 주면 신뢰를 잃을 수밖에 없다"며 "랜드마크에 대한 수요가 높은 단지일수록 설계가 시공사 선정에 매우 중요한 요인으로 작용한다"고 말했다.

 

포스코이앤씨(오티에르)와 현대건설(디에이치) 제안서 비교. 사진 제공=소유주
포스코이앤씨(오티에르)와 현대건설(디에이치) 제안서 비교. 사진 제공=소유주

특히 수주 기간에 현대산업개발이 광주 화정에서 짓고 있던 아파트 외벽이 무너져 국민적 공분이 일었고 이 때문에 롯데건설의 낙승이 예상된 터라 롯데건설의 패배는 더욱 뼈 아팠다.

한편, 올해 가장 큰 이슈 중 하나였던 '인천 검단신도시 아파트 지하주차장 붕괴사고' 이른바 '순살자이' 사건 역시 미흡한 설계로부터 시작된 일이었다.

 

인천 검단신도시에서 GS건설이 신축중인 한 아파트 단지의 지하주차장 붕괴 사진 / 포털사이트 제공
인천 검단신도시에서 GS건설이 신축중인 한 아파트 단지의 지하주차장 붕괴 사진 / 포털사이트 제공

한 재건축·재개발 전문가는 "'하나를 보면 열을 안다'는 속담이 있듯, 가장 기본이 되는 설계를 대충했다는건 전체적인 과정에서도 무성의한 자세를 보일 가능성이 높다는 뜻"이라며 "안산주공6단지 재건축 수주전에서 포스코이앤씨가 보이는 행태는 신뢰를 잃기에 충분하다"고 지적했다. 

경기 안산 단원구 고잔동 일원에 있는 안산 주공6단지는 현재 590가구, 최고 5층, 17개 동에서 재건축 사업을 통해 약 1000가구 규모로 늘어날 예정이다.

안산 주공6단지 재건축 시공자 선정은 이달 23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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