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건축 사업 둘러싸고 배후에서 영향력 행사하는 인물 K씨 등장에 ‘시끌’

생계 등으로 바쁜 소유주들 대신해 추천서 징구, 운영위원 당선시킨 후 사업 ‘좌지우지’

직원 해고하고도 ‘퇴직신고’ 미처리…부동산 거래하던 손님이 발견해 ‘민원’ 처리

경기도 안산시 단원구 중앙주공6단지 재건축 조감도 / 소유주 제공
경기도 안산시 단원구 중앙주공6단지 재건축 조감도 / 소유주 제공

연내 시공사 선정을 앞두고 있는 안산중앙주공6단지(주공6단지) 재건축 사업과 관련, 배후에서 영향력을 행사하고 있는 인물 K씨의 구체적 언행이 소유주들에게 밝혀지고 있는 가운데 법위반 전력까지 드러나 시끄러울 전망이다.

27일 도시정비업계에 따르면 현재 안산 주공6단지 재건축 사업 중심에 K씨가 있다. 

K씨는 인근에서 공인중개사사무소 대표를 맡고 있는 인물로, 정비사업위원회 구성 당시 동의서를 받아주는 등의 도움을 준 것으로 파악된다. 특히 위원장 당선에도 개입하며 입지를 다져 나갔다. 

▶ K씨, 일 바쁜 소유주들 대신해 추천서 대신 징구…운영위원 당선시킨 후 건설사 선정에 깊숙이 개입

재건축 사업장 인근에서 부동산을 운영하는 만큼 K씨는 6단지 소유주가 된 고객에게 비교적 쉽게 동의서를 얻을 수 있었고, 생계 등으로 바쁜 소유주들을 대신해 정비사업위원회 구성에 힘을 보태면서 마음을 얻은 것으로 보인다. 

 

안산 주공6단지 SNS 대화방에서 한 정비사업 운영위원은 "우린 투자자고 직장인이라 재건축에 관심이 있어도 참여할 길이 없다. 운영위원 신청조건인 추천서 15장을 받을 수 없다는 얘기다"라며 "그분(K씨)이 손님(6단지 소유주)에게 받은 추천서로 저희 모두 위원장과 위원이 되었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이 위원은 "우리들의 도움 요청에 선뜻 응해준 부동산이었다"며 "이후 어떠한 대가도 바란 적 없다"고 덧붙였다. 

하지만 본지 취재 과정에서 드러난 K씨는 일부 결탁된 위원들과 함께 특정 건설사를 밀어내는데 의견을 모았다. 지인과의 대화에서는 '수 십 억원이면 제 마음을 살 수 있다'는 식의 발언도 서슴없이 전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 밖에도 K씨는 일부 위원들과 함께 카카오톡 채팅방을 구성해 "D사는 절대 페어플레이 안 한다", "D사는 6단지에 깃발 못 달게 해주세요. 제가 돕겠습니다" 등의 발언을 통해 D사를 공개적으로 저격했다. 

이와 동시에 "오늘부터 P사 지지 표명한다"며 특정 건설사를 옹호하는 모습을 보이기도 했다. 

안산 주공6단지 소유주 B씨는 "과반수 이상의 위원들이 K씨의 치마폭에 싸여 정상적인 위원 활동을 못하고 있다"며 "평생을 기다려온 재건축인데, 한 개인이 대놓고 제 맘대로 할 수 있다고 설치는 모습을 보니 마음이 무너진다"고 전했다. 

한편, K씨의 법위반 전력도 취재과정에서 드러났다. 지난 2006년 안산시 단원구 고잔동에서 공인중개사업을 시작한 K씨는 최근 중개보조원 S씨를 해고하면서 퇴직금을 기간내 지급하지 않아 노동청에 임금체불로 진정이 접수됐다. 

 

본지가 입수한 문건에 따르면 K씨가 대표로 있는 부동산에서 근무하던 중개보조원 S씨를 지난 6월 5일 해고 처리했다. 근로기준법 상 14일 내 퇴직금을 지급해야 하나 K씨는 퇴직금 지급을 차일피일 미뤘고, 결국 S씨는 고용노동부 노동청에 근로기준법 위반으로 진정을 접수했다. 조정절차를 거쳐 현재 사건은 종결된 상태다. 

이와 함께 K씨는 중개보조원을 해고한 뒤에도 단원구청에 '중개보조원 퇴직신고'를 하지 않았다. 심지어 이달 초까지 퇴직한 S씨의 이름이 경기부동산 포털에 등재돼 있었다. 

공인중개사법 제15조 및 공인중개사법 시행규칙 제8조'에 따르면 개업공인중개사는 소속공인중개사 또는 중개보조원과의 고용관계가 종료된 때에는 법 제15조 제1항에 따라 고용관계가 종료된 날부터 10일 이내에 등록관청에 신고해야 한다.

이 같은 사실은 K씨가 운영하는 부동산과 매물 거래를 진행하려던 고객이 발견해 알려지게 됐다. 이 고객은 "공인중개사법 위반으로 그에 따른 행정조치가 필요하다고 보인다"며 민원을 넣은 상태다. 

저작권자 © 뉴스티앤티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