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용복 극작가, 칼럼니스트
김용복 극작가, 칼럼니스트

김영환 주민소환운동본부 준비위원회(대표 이현웅)가 하는 짓거리에 대한 이야기이다.

필자가 어렸던 시절 우리 마을엔 이장(里長)을 선거로 뽑는 일이 있었다. 지금 통장(統長)에 해당되는 직책에 불과해 봉사정신이 투철한 분들이 그 직책을 맡고 있지만, 그 당시야 모두가 어렵게 살던 때라 이장이라는 직책은 그야말로 많은 혜택을 누릴 수 있었기 때문에 누구나 선호하는 직책이었던 것이다. 그래서 선거가 시작되면 조용하던 마을이 네 편 내 편으로 갈라져 싸움이 시작되고 결국에는 마을 전체가 두 편으로 갈라져 조용하던 마을이 쑥대밭이 되고마는 그런 일이 있었다.

지금 충절의 고장 충청북도가 그런 모양새라 언론에 자주 회자(膾炙)되고 있다. 무슨 말인가?

김영환 충북지사가 주민소환제의 표적이 된 이후 지역사회가 시끄러운 것이다.

김영환 주민소환운동본부 준비위원회(대표 이현웅)에서 김영환지사를 주민소환에 회부하기 위해 지난 14일 주민소환 거리 서명운동을 시작했기 때문이다. 이에 대해 정치권이 달려들어 찬반 논쟁을 펼치더니 이젠 민간사회단체마저 찬성파와 반대파 둘로 갈라져 반목과 갈등을 확산시키고 있는 것이다.

충북 보은군 민간사회단체연합회에서는 23일 기자회견을 열고 김 지사의 주민소환 추진에 반대 입장을 밝히며, "도지사 주민소환은 실익도 없고 명분도 없고, 오히려 도정 마비와 혼란을 초래할 뿐"이라며 "합리적이고 냉정한 판단이 필요하다"라고 주장했고, 증평군의회와 진천군의회 등 여당 의원들은 줄줄이 입장문을 내고, 내년 총선을 노린 악의적인 정치 공세로 세금만 낭비되고 지역이 양분될 것이라고 비판하고 나섰다.

주민 소환제는 대의 민주제의 한계를 보완하기 위해 도입된 직접 민주주의적 요소 중 하나다. 주민들이 지방 자치 체제의 행정 처분이나 결정에 심각한 문제점이 있다고 판단할 경우, 투표에 의해 선출직 공직자를 해임할 수 있는 제도를 국민 소환제라고 한다.

주민 소환제는 일정 수 또는 일정 비율의 유권자가 서명으로 선출직 공직자에 대한 해임을 청구하면 선거를 다시 실시하고, 선거에 지면 공직을 떠나게 할 수 있다. 우리나라에서는 2006년 5월 24일 '주민소환에 관한 법률'이 제정되어 2007년 7월부터 시행되고 있는데 국회입법조사처가 지난달 공개한 자료에 따르면 2007년 주민소환제 도입 이후 지난해 말까지 주민소환으로 해직된 선출직 지방공직자는 기초의원 2명뿐이다. 이 기간 주민소환 투표를 추진했지만 실시하지 못하고 종결된 사례는 114건에 이른다. 주민소환 실적이 이처럼 저조한 것은 법적조건을 충족시키기가 까다롭기 때문이라는 지적이 많다.

 

한마디로 꼴 좋다.

이런 짓거리들을 해놓고 주민소환제가 부결되면 그대들은 내 고장에서 어찌 살겠으며, 주민소환에 따른 투표가 진행되면 추산비용 약138억 원(추산)이 전액 충북도비로 지출해야 한다는데 이 엄청난 돈을 어찌 감당할 것인가?

지난 과거 우리 조상들은 임진왜란 당시 선조임금을 모시고 도망가면서도 침을 튀기며 싸운 민족이고, 가까이는 김대중의 텃밭인 호남과 박정희 대통령의 텃밭인 경상도가 갈라져 지금까지 헐뜯고 있는 현실이 아니던가!

그러던 민족이 지금은 완전히 경상도와 전라도로 갈라져 으르렁거리고 있는 것이다.

우리 민족은 참으로 부끄러운 민족인 것이다.

최근 미국의 수도 워싱턴에서 발간되는 US News지에서 세계 10대 강국의 순위를 발표한 것을 보면 미국, 중국, 러시아, 독일, 영국에 이어 우리나라가 6위로 올라섰다 한다. 프랑스나 일본보다 앞섰던 것이다. 이는 박정희 대통령의 탁월한 영도력과 기업인들과 국민들의 협조가 있었기에 가능했던 것이다.

US News지에서 우리나라를 6위로 선정한 기준은

1) 군사력, 2) 최근의 무기 수출로 드러나는 방위 산업, 3) 반도체를 중심으로 하는 기술력, 4) 미디어 콘텐츠 패권, 5) 최강 미국과 완벽한 군사동맹으로 꼽았다 한다.

그런 강국인 우리나라 국민들이, 그것도 충절의 고장으로 알려진 충청도에서 네 편 내 편 갈라져 피 터지게 싸움질이나 하고 있다면 그 꼴이 무엇이 되겠는가?

이장을 뽑기 위해 마을 주민들이 둘로 갈라졌던 때는 이미 지나갔다.

그러니 협력하여 선을 이루기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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