벧엘의집 담당목사 원용철
벧엘의집 담당목사 원용철

현대사회를 정보화 사회라고 부른다. 이는 누가 더 많은 정보, 더 정확한 정보를 가지고 있느냐에 따라 성패가 좌우 된다는 뜻 일게다. 꼭 그런 것만은 아니지만 그렇다고 틀린 말도 아닌 것 같다.

2016년 세계를 깜짝 놀라게 한 인공지능 로봇인 알파고와 우리나라 최고 바둑기사인 이세돌 9단이 세기의 대국을 펼친바 있다. 이 때 바둑은 단순히 정보를 수집하고 분석해서 둘 수 있는 것이 아닌 수가 무궁무진하여 이세돌 9단의 우위를 점치는 사람들이 많았다. 그런데 결과는 알파고의 승리였다.

알파고는 이세돌 9단과 대국을 펼칠 때 다음 수를 스스로 창조해 내기 보다는 그동안 많은 사람들이 펼쳤던 대국 정보를 수집하여 최적의 수를 계산해 두었던 것이다. 그런데 놀랍게도 정보의 수집과 분석만으로도 우리나라 최고의 바둑기사를 이긴 것이다. 이렇게 현대사회는 누가 더 많은, 더 빠르게, 더 정확하게 정보를 획득하느냐에 따라 승패가 결정된다는 것이다.

그래서 모르는 것이 있으면 네이버나 다음, 구글 같은 포털 사이트에 관련 단어만 검색하면 다양한 정보를 제공 받을 수 있다. 거기에다 인터넷과 미디어의 발달, 스마트폰 등장은 지구 반대편에서 일어나고 있는 일들에 대해서도 실시간으로 알 수 있게 되었다. 작금의 우리 현실은 정보화시대를 넘어 정보의 홍수 속에 살아가고 있다.

그런데 문제는 이런 정보가 참인지 거짓인지를 구별하기가 쉽지 않다는 것이다. 카더라 통신으로 통칭되는 가짜뉴스들의 경우 참인지 거짓인지 구별하기가 쉽지 않다. 심지어 거짓을 아주 교묘하게 각색하어 더 사실인 것처럼 보여 주기에 자칫 거짓을 사실로 믿게 되는 경우가 허다하다. 또한 거짓은 아니지만 전후 사정을 의도적으로 왜곡시키거나 어느 한 편으로 몰아가 정확한 사실이 아닌 왜곡된 사실을 믿게 만들기도 한다. 요즘 언론에 가장 많이 등장하는 세계적인 사건이 바로 시리아 튀르키예 지진이다.

지진과 관련된 정보의 대부분은 튀르키예 지진피해현장과 구조상황이지 시리아의 피해상황이나 구조상황은 거의 찾아볼 수 없다.

이유는 있을 것이다. 먼저 시리아는 우리나라와 국교를 맺은 나라도 아니고 폐쇄적이어서 지진에 대한 정보가 없어서 그럴 수도 있다. 그것이 전부라면 다행이지만 정보의 선택적 접근, 의도적 편집, 왜곡이라면 어쩌면 이런 현상들이 정보를 전달받은 사람들을 전혀 다르게 왜곡시킬 수 있다는 것이다.

미국의 속담에 참 된 지식은 미디어 속지 않는 것이라는 말이 있다. 이렇듯 이미 미디어는 자신들의 주장을 관철시키고자 정보를 있는 그대로 전달하기 보다는 교묘하게 가공하여 그것이 전부인 것처럼 전달한다. 그러기에 우리는 올바른 시각으로 정보의 홍수 속에서 진실을 가려낼 수 있어야 한다. 그러려면 먼저 제대로 된 눈으로 세상을 읽을 수 있어야 하는 것이다.

본다는 의미의 한자어에는 볼 견(見), 보일 시(示), 볼 관(觀) 등이 있다. 여기에서 견의 눈은 보이는 대로 보는 눈으로 내가 보고자 하는 대로 보는 눈을 말한다. 대체적으로 보여 지는 현상을 그대로 보는 눈을 말한다. 시의 눈은 보이는 것을 넘어, 내가 보고자 하는 것을 보는 눈으로 어느 정도 본질을 보려고 하는 눈이다. 즉 시의 눈은 시각과 같이 사물이나 사건을 객관화시켜서 보는 눈을 말한다. 방관자적 입장에서 사물을 보거나 사건을 보는 눈을 말할 수 있을 것이다.

반면에 관의 눈은 어느 관점을 가지고 사물이나 사건의 본질을 꿰뚫어 보려고 하는 눈이다. 사물이나 사건의 경우 보여 지는 현상이나 앞 뒤 맥락 없이 있는 것만 보면 보여 지는 부분이 자칫 왜곡되는 경우가 많다. 그렇기에 사건의 경우는 전후 맥락을 넘어 사건이 일어나게 된 원인과 배경, 과정, 사건의 결과를 정확하게 볼 수 있어야 한다. 이런 눈을 우리는 핵심을 파악하는 눈이라고도 할 수 있을 것이다. 그럴 때만이 방관자가 아닌 참여자로 문제의 근원을 해결하고 더 나은 사회를 향해 행동하게 되는 것이다.

그러기에 정보의 홍수시대에 사는 우리는 관의 눈이 절실하게 요구된다. 그래야만 지금 우리 사회에서 일어나고 있는 현상에 대해 본질을 정확하게 파악 수 있고, 더 낳은 미래를 예측할 수 있고, 세상이 돌아가고 있는 이치를 제대로 파악하여 적극적으로 행동할 수 있을 것이다. 미디어나 각종 정보에 현혹되지 말고 사물이나 사건의 본질을 꿰뚫어 볼 수 있는 관점이 있는 눈으로 행동하는 시민이 되어야 한다. 샬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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