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가 받지 않은 노점상 10여 곳 영업 중
노점상 점거한 도로, 차 한 대 통과하기도 버거워
중구 "상인들 생계 고려...상황에 맞춰 단속" 해명

11일 저녁 8시경 대전 성심당 앞. 통행하는 인파로 가득하다. (사진=뉴스티앤티)
11일 저녁 8시경 대전 성심당 앞. 통행하는 인파로 가득하다. (사진=뉴스티앤티)

대전 은행동 성심당 인근 도로가 노점상들의 불법영업으로 교통혼잡은 물론 도시미관까지 저해하고 있어 대책마련이 시급하다는 지적이다.

이와 관련 행정당국인 중구는 민원 발생 시에만 계도에 그치는 등 소극적 행정으로 일관하고 있어 시민들과 관광객들이 10년 넘게 큰 불편을 겪고 있다.

은행동 성심당 앞 도로는 대흥동과 은행동을 오가는 시민들과 차량들로 혼잡한 도로다. 또, 지역 관광 명소인 성심당을 이용하려는 수 천명의 방문객들로 북적이는 곳이기도 하다.

지난 11일 저녁 8시쯤 방문한 성심당 인근에서는 허가받지 않은 노점 10곳이 닭꼬치, 분식 등을 팔고 있었다. 불법으로 도로를 점거한 노점상 탓에 좁아진 도로는 차 한 대가 통과하기도 버거웠다. 길바닥은 각종 양념으로 얼룩져 지역 명물 제과점을 찾아온 고객들의 눈살을 찌푸리게 했다.

오룡동에 거주하는 김 씨는 "몇 십 년째 고정 자리를 차지하고 있는 노점상들"이라며 "단속을 제대로 하고 있는지 모르겠다"고 말했다.

탄방동에 거주하는 오 씨는 "도로는 제과점 앞에 늘어선 줄과 통행 차량들 그리고 노점상들 탓에 매우 혼잡하다"며 "언제 사고가 나도 이상하지 않을 것"이라고 우려했다.

 

11일 저녁 8시경 대전 성심당 앞. 노점상과 통행 차량으로 도로가 혼잡하다. (사진=뉴스티앤티)
11일 저녁 8시경 대전 성심당 앞. 노점상과 통행 차량으로 도로가 혼잡하다. (사진=뉴스티앤티)

타지에서 찾아온 관광객들도 불법 노점상이 도시미관을 저해한다고 하나같이 입을 모았다.

아산에서 왔다는 천 씨는 "대전에 가면 성심당은 꼭 들러야 한다고 해서 왔는데 주변이 이렇게 더러운지는 몰랐다"며 "단순 홍보에만 치중하기보단 기존 관광 명소 활성화를 위한 보다 합리적인 대책 마련이 필요해 보인다"고 말했다.

청주에서 온 관광객 박 씨는 "관광명소에 불법 노점상을 방치하는 것은 납득하기 어렵다"며 "상인회와 행정당국이 유착관계가 있는 건 아닌지 의심스럽다"고 했다.

반면 중구는 인력난과 상인들 생계를 고려해 상황에 맞춰 단속하고 있다는 입장이다.

구 관계자는 "해당 지역은 실제로 민원 건수가 많지 않은 곳"이라며 "단속 가용인원도 부족해 상황이 여의치 않다"고 해명했다.

그러면서 "민원 발생 시 즉시 계도하고 향후 과태료 부과 등 행정 조치도 적극적으로 취할 것"이라며 "물리적인 단속과 정비보다는 기존 위치에서 더 이상 확대되지 않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설명했다.

한편 대전 서구는 월평2동 주공 1단지 아파트 일원 불법 노점상이 통행자들에게 불편을 초래함에 따라 지난 2019년 행정대집행을 통해 노점상을 철거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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