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내 순방이유 유력인사 접촉면 늘려
코로나 시국, 적절치 않다는 비판 나와
충남대 최진혁 교수 “단체장들, 자칫 공무원들에 포획될 수도 있다”

오는 6월 치러지는 지방선거를 앞두고 단체장은 물론 지방의원들까지 대거 유권자 속으로 파고들면서 행정 공백이 우려되고 있다.
특히 최근 코로나 확진자 수의 폭발적 증가로 인한 지역 소상공인들의 피로감이 극에 달해 있는 가운데 각급 단체장과 지방의원들은 이들에 대한 지원대책과 방역에 행정력을 총동원해야 하나 정작 모두 자신의 선거에만 몰두하고 있는 양상이어서 문제점으로 지적되고 있다.
연임을 노리는 이들 현역 단체장들의 경우 예비후보 등록이 원천 봉쇄돼 대선 선거운동에 직접적으로 참여할 수 없는데 따라 각종 행사에만 부지런히 찾아다니며 얼굴을 알리는가 하면 이른바 ‘공무원 줄 세우기’에도 관여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공직기강을 흐리게 하고 있다.
심지어 일부 고위 공무원들은 현역 단체장이 연임될 경우 ‘보직’에 대한 기대감으로 ‘눈도장’을 찍거나 법망을 피해 선거운동까지 서슴지 않고 있다는 것.
대부분의 단체장들은 출근 후 간부회의만을 주재하고 온종일 순시 명분으로 관내를 돌면서 지역 유력인사들과의 접촉면을 늘리는 것이 일상화 되어 있어 공무원들 사이에서도 엄중한 코로나 시국에 적절치 않은 처신이라는 볼멘소리가 팽배하다.
지방의원들의 경우도 상황은 마찬가지여서 행정부 견제는 뒷전인 채 지방선거 공천을 받기 위해 지역위원장과 권리당원을 찾아다니며 선심성 언행을 일삼고 있는 데다 유력 경쟁 후보에 대한 비방전에도 가세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져 따가운 눈총을 받고 있다.
충남대 최진혁 교수(자치행정학과)는 “지방선거를 앞둔 시점에서 행정 공백은 어쩔 수 없는 측면도 있으나 지방행정의 중심축이 흔들려서는 안된다” 며 “정치가 우리 사회에 미치는 영향이 상당한 만큼 예비후보자들이 잿밥에만 관심이 많고 행정서비스를 등한시하는 풍토는 개선돼야 한다”고 지적했다.
최 교수는 “지난 30여년 지방자치 역사는 나름 성과도 있었지만 혹여 단체장이 공직자에게 포획될 수 밖에 없는 한계를 노출하고 있는 듯 보여 안타깝다”면서 “공직자들에게는 지금이 가장 편한 시기이지만 승진을 빌미로 선거분위기에 편승하는 행위는 선거라는 ‘게임의 룰’측면에서 결코 바람직하지 않다”고 비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