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장김치 가운데 배추김치는 우리의 고유음식일까. 너무나 당연히 우리 고유음식이다. 그리고 현재는 세계 곳곳으로 퍼져나가는 한류음식의 대표주자이기도 하다. 그러면 그 역사는 얼마나 될까. 고춧가루로 버무린 배추김치의 역사에 대한 학자들의 분석은 대체로 18세기 중엽으로 본다. 고춧가루와 결구가 되는 통배추의 국내유입 시기 등을 따져 역산한 것이다. 물론 일반 김치의 역사는, 어떤 채소를 사용하고 향신료로 무엇을 넣었는지에 따라 다르겠지만 최소 13세기 고려시대로까지 거슬러 올라간다. 양념으로 고춧가루가 들어가지 않은 김치는 그만큼 긴
신전으로 추정되는 ‘괴베클리 테페’라는 유적이 있다. 터키 남동부 지역에 있는 신석기 시대 건축물이다. 탄소 연대 측정을 해보니 기원전 1만~8천 년께 축조된 것으로 나타났다. 알타미라 동굴 벽화가 그려진 것이 기원전 3만 5천부터 1만 1천 년 사이 구석기 시대이다. 이와 비교하면 괴베클리 테페는 인류가 구석기 시대 동굴에서 살다가 밖으로 나와 처음으로 지은 건축물인 셈이다.이런 사실을 라는 자신의 책에 전한 유현준 홍익대 교수는 “농업으로 건축이 시작된 것이 아니라, 건축하기 위해 농업을 시작한 것
전국 어디에도 없는 ‘트리플 역세권’이라고 했다. 세 개의 역이 인접해 있다는 뜻이다. 도시철도 3개 노선이 대규모 주거지를 껴안는 지역이다. 이런 대중교통망을 가진 주거지는 현실적으로나 현대적으로나 명당이다. 도시계획이나 행정적인 용어가 아니다. 순전히 복덕방 단어지만 멋있고 중심적이고 첨단적인 용어처럼 세련돼 보인다. 세 개의 도시철도망이 이 길지를 감싸려면 일러야 5년도 더 남았다. 하지만 트리플 역세권은 바로 곁으로 다가온 현실로 인식돼 대전 아파트값 폭등의 진앙지가 됐다.대전시 중구 오류동 삼성아파트가 서울 기획부동산의 표
2007년부터 본격적으로 건설되기 시작한 혁신도시는 10년이 지나면서 그 효과가 두드러지게 나타나고 있다. 특히 기업의 입주가 크게 늘고 있다. 혁신도시 입주 기업 수는 2012년 10곳에 그쳤으나, 2018년 758곳(누적)으로 75배나 늘어났다. 초기엔 2013년 22곳, 2014년 66곳, 2014년 81곳으로 증가 폭이 작았으나 2016년엔 271곳, 2017년엔 469곳, 2018년엔 758곳으로 매년 200~300곳씩 폭발적으로 늘어나고 있다. 혁신도시에서 제외된 대전광역시로서는 부러움을 살 수밖에 없는 대목이다.이런 기
“첫째도 인공지능, 둘째도 인공지능, 셋째도 인공지능이다.”일본 소프트뱅크 창업자 손정의 회장이 “앞으로 한국이 집중해야 할 것은 인공지능(AI)”이라고 강조했다. 손 회장은 지난 7월 4일 청와대에서 문재인 대통령으로부터 “김대중 대통령 당시 초고속 인터넷망 필요성과 노무현 대통령 당시 온라인게임 산업육성을 조언해줘 한국 경제에 큰 도움이 됐다.”며 고마움을 표시하자, 이렇게 인공지능의 중요성을 설파했다.손 회장은 아직 성패여부를 가늠할 수는 없지만, 한국의 인터넷쇼핑몰 업체인 쿠팡에 30억 달러(3조 3600억 원)를 투자해 세
영원히 망하지 않는 기업이 있다. 절대 망하지 않는, ‘영생기업’이다. 자본주의 사회에서 있을 수 없다고 하겠지만 그런 기업이 엄연히 존재한다. 대전에도 있고 서울, 부산, 대구, 광주 등 전국적으로도 많다. 오랫동안 영업결손이 나도 까딱없다. 적자가 나면, 난 만큼 자치단체에서 메꿔 준다. 그러니 망하고 싶어도 망할 수 없다. ‘시민의 발’이라는 시내버스 회사들이 바로 그런 기업이다. 손실액을 시민세금으로 보전해주는 ‘시내버스 준공영제’ 덕분이다. 누가 보아도 공정하지 않고 납득할 수 없는, 이상한 제도인 것이다. 대전시가 말 많
특정시기의 사건이나 시대의 흐름에 대한 기억 또는 체험은 그것을 경험한 사람들에게 공유되기 마련이다. 이런 기억이나 체험의 공유화가 공고해지면 하나의 세대가 형성되기도 한다. 산업화세대는 가난 탈출 경험을, 586세대로 대표되는 민주화세대는 독재정권 타도 경험을 고리로 한다.특정지역이 특별한 사건을 경험했다면 그 지역 사람들은 독특한 지역적 유대감을 구축한다. 민주항쟁의 도화선이 되었던 부산, 마산, 광주 등이 이에 해당한다. 이처럼 체험의 공유화는 세대는 물론 지역이나 도시의 정체성으로 이어지기 쉽다. 이런 맥락에서 최근 핫이슈로
100만 명이 훨씬 넘는 인파가 갑자기(?) 모인 것은 아주 이례적이다. 9월 28일 저녁 서울 서초동 대검찰청 앞 도로에 집결해 “검찰개혁” 등을 외친 시민들의 숫자는 모두를 놀라게 했다. 이런 시민들의 광장시위는 정치적 분노가 고조됐다하더라도 항상 예열이 필요했다. 같은 장소에서 같은 주제로 열 받아 모인다하더라도 100만 명 집결이라는 상징적 정점을 위해서는 소규모 집회가 여러 번 쌓이는 축적의 과정을 거치는 것이 일반적이었다. 이번 과정에서는 그렇게 예비해온 과정이 없었다. 기회가 마련되자 기다렸다는 듯이 전격 출격한 모습이
조국 법무부장관과 나경원 자유한국당 원내대표는 의식성향으로 보아 각각 진보와 보수층을 대표하는 주류급 인사들이다. 대중적 평가도 그렇고 정치적으로 나눠도 그렇다. 두 사람 모두 서울대를 나온 엘리트이며, 가정과 가문의 부가 막대하고, 사회적 지위와 명성 또한 이들을 뛰어넘을 자가 많지 않을 정도로 높다. 정치 경제 사회 어느 쪽으로 보아도 기득권층임에 틀림없다.하지만 조국 법무부장관의 부인은 딸의 고등교육기관 입학 비리혐의로 기소됐다. 또 사모펀드 투자와 관련해 검찰의 수사도 받고 있다. 나경원 자유한국당 원내대표는 아들을 불법으로
허태정 시장을 정점으로 한 대전시정의 핵심그룹은 충남대 출신의 지방행정고시 관료들과 대전의 주요 시민단체 지도부 출신들이다. 요즘 떠오른 세대론 관점으로 보면 586세대(80년대 학번, 60년대 출생, 50대 나이), 즉 86세대들의 결합이다. 산업화 세대나 그 후기 세대(베이비붐 세대)로 꾸려진 이전 시장체제에 비해 크게 젊어져 완벽한 세대교체를 이뤘다. 특히 시민단체 활동가 출신들이 많아진 것도 특징이다.한국과학기술원(KAIST)은 최근 인공지능(AI)대학원을 경기도 성남시에 개원하고 그 교육내용을 실증화 하는 성남연구센터를 이
하나의 실험을 했다. 두 대의 자동차를 한 대는 깨끗한 상태로, 다른 한 대는 유리창을 약간 깨놓은 상태로 자동차 보닛을 둘 다 열어놓고 주차를 시켜 두었다. 놀랄만한 결과가 나왔다.유리창이 깨진 상태의 차는 10분 만에 배터리가 도난당하고, 이후 타이어도 없어졌으며, 일주일 후에는 완전 폐차 상태까지 갔다. 반면 옆의 깨끗한 상태로 보닛이 열려 있던 차는 어느 부품도 도난당하지 않고 온전하게 보존돼 있었다.이는 미국 스탠포드대학 심리학자 필립 짐바르도 교수가 실시한 실험으로, 범죄심리학 등에서 널리 퍼진 이론이다. 약간의 비호감적
“폭스바겐이 국내에 신설 자동차 자회사를 만들어서 5,000명의 실업자를 5,000마르크의 급여를 주는 정규직으로 채용하려고 하는데, 이에 대해 동의할 수 있는가?”1999년 말 독일의 자동차 회사 폭스바겐의 인사노무 담당이사 피터 하르츠는 이런 내용을 노동조합에게 전격 제안하면서 동의를 요청했다. 이른바 혁신적인 생산방식 도입으로 산업 경쟁력을 강화하고, 새로운 일자리를 만들어 노사 모두가 상생하자는 이른바 ‘아우토(Auto) 5000’ 모델의 출발 선언이었다. 독일 자동차산업은 1990년대 들어 커다란 위기를 맞는다. 높은 노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