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영종 한국바른교육연구원 원장·교육학박사(전 한국교총 수석부회장)
- 냉정하게 평가와 함께 보완 방향을 고민해야 할 시점
- 미래 학교는 다양한 문화를 존중하며 함께 성장할 공간
- 다문화 교육서 '모두를 위한 세계시민교육'으로 발전해야

조영종 한국바른교육연구원 원장·교육학박사(전 한국교총 수석부회장) / 뉴스티앤티 DB
조영종 한국바른교육연구원 원장·교육학박사(전 한국교총 수석부회장) / 뉴스티앤티 DB

우리 사회는 빠르게 다문화사회로 전환되고 있으며, 학교 현장은 이미 그 변화를 생생하게 반영하고 있다. 충남교육청은 이러한 흐름 속에서 다문화 학생의 학습권 보장과 문화 다양성 존중의 학교 문화를 만들기 위해 여러 정책을 추진해왔다. 그러나 현장에서는 여전히 개선이 필요한 부분도 적지 않다. 지금이야말로 충남의 다문화 교육을 냉정하게 평가하고, 보완 방향을 고민해야 할 시점이다.

첫째, 충남교육청의 다문화 교육정책의 긍정적 측면은 비교적 분명하다. 우선, 충남교육청은 전국적인 흐름보다 한발 앞서 ‘다문화 이해교육’과 ‘한국어 교육 지원’ 체계를 안정적으로 구축해왔다. 한국어 학급·방문 한국어 교실·통번역 지원 등 학습 격차 해소를 위한 실질적 정책은 다문화 학생들이 학교생활에 적응하는데 큰 힘이 되고 있다. 또한 ‘학생·학부모 맞춤 프로그램’을 비롯하여 국제결혼가정 및 외국인 가정의 자녀를 위한 상담 지원 등은 가정과 학교를 잇는 안전망을 강화해왔다.

둘째, 충남교육청은 ‘다문화 감수성 교육’을 통해 일반 학생들에게 문화 다양성을 이해시키는 데도 노력해 왔다. 문화 차이를 단순히 ‘도와야 할 대상’이 아닌 ‘함께 성장하는 구성원’으로 인식하게 하는 변화는 교육의 중요한 진전이라 할 수 있다. 일부 학교에서는 다문화 주간 운영·다국어 안내 체계 구축·국제이해 교육 프로그램 등 성공적인 사례들도 꾸준히 나오고 있다.

그러나 이러한 정책적 성과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해결해야 할 과제가 존재한다. 가장 두드러진 문제는 학교 간·지역 간 지원 격차다. 한국어 교육 교원·전문 상담 인력·통번역 지원 등은 학생 수에 비해 부족한 경우가 아직 많으며, 농어촌 지역에서는 전문인력 확보가 더욱 어렵다. 정책이 존재하더라도 실제 학급까지 충분히 지원이 닿지 못하는 상황이 반복되고 있다.

또한 일반 학생 대상의 다양성 교육은 아직도 행사 중심으로 흐르는 경향이 있다. 단발성 체험은 있지만 정규 교육과정 속에 깊이 통합된 다문화 감수성 교육은 부족하다. 결국 다문화 교육이 ‘특별한 날 하는 활동’ 정도로 한정되는 문제가 발생한다. 학생들이 일상속에서 자연스럽게 다양성을 존중하고 상호 이해할 수 있도록 교육과정 자체의 구조적 반영이 필요하다.

이러한 현실을 고려할 때 충남교육청의 다문화 교육정책은 계속 이어가야 할 부분과 명확히 보완해야 할 부분이 공존한다. 앞으로도 지속해야 할 정책은 한국어 교육 지원·학부모 상담 및 연계 프로그램·다문화 이해교육 강화 등이다. 다만 이를 더욱 효율적으로 추진하기 위해서는 지역별 인력 배치의 균형·전문성 강화 연수 확대, 실질적인 교육과정 통합이 필수적이다.

또한 다문화 학생을 위한 정책이 ‘보호 중심’에 머무르지 않도록 그들의 역량과 정체성을 적극적으로 성장시키는 방향으로 확장할 필요가 있다. 예컨대 다국어·다문화 역량을 학교 콘텐츠로 활용하고, 글로벌 감수성 강화 프로그램을 전 학생 대상으로 확대한다면 ‘다문화 교육’이 아니라 ‘모두를 위한 세계 시민 교육’으로 발전할 수 있다.

충남교육청의 다문화 교육은 많은 성과에도 불구하고 더 깊이 있는 시스템 구축이 요구된다. 미래의 학교는 다양한 배경을 가진 학생들이 서로의 문화를 존중하며 함께 성장하는 공간이어야 한다. 충남이 그 변화를 주도하기 위해서는 지금의 정책을 넘어 더 포괄적이고 지속 가능한 다문화 교육 체제로 나아가야 할 것이다.

* 조영종 충청남도교육삼락회 상임부회장·교육환경운동가·전 한국 국공립고등학교장회 회장·전 한국교총 수석부회장·전 천안오성고 교장·전 천안부성중 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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