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세헌 옥천중앙의원 원장, 시인, 사진작가

송세헌 제공
송세헌 제공

빈집

온갖 풀이 입장한 앞마당에

빠알간 뱀딸기가 또아리 틀고 앉아 있다.

대문 옆엔 주인을 기다리던 강아지 집, 

문이 굴헝같이 공허하다.

집주인의 검정 고무신발들

뜰팡에서 체온을 잊은 채 뒹굴다 엎어져 있다.

소외양간 여물통엔

플라스틱 빈 통들과 색 바랜 소주병들.

바지랑대 괸 빨래줄엔 색바랜 집게들이 

잠자리같이 매달려 있다.

뒷곁 바람벽에 물지게만 팔벌려 환영하는 빈 집.

대문 옆에 잘 익은 보리수가 풍년이다.

시고도 달콤했던 옛 맛.

너만 년년히 기억을 발효시켜가고 있구나.

 

송세헌 옥천중앙의원 원장, 시인, 사진작가
송세헌 옥천중앙의원 원장, 시인, 사진작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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