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가정법원장을 역임한 최재형 전 의원(전 감사원장)이 한덕수 대통령 권한대행의 헌법재판관 지명과 관련하여 정치적 이해관계를 떠나 헌법 수호의 차원에서 바라볼 것을 촉구하고 나섰다.

최재형 전 의원은 9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헌법재판관 임명은 헌법 수호를 위한 책무’라는 글을 게시하고, 눈앞의 이해관계만 좇는 원칙 없는 여야 정치권을 꼬집었다.

최재형 전 의원은 “한덕수 대통령 권한대행이 오는 18일 퇴임하는 문형배·이미선 헌법재판관 후임으로 이완규 법제처장과 함상훈 서울고법 부장판사를 지명했다”고 운을 뗀 후 “대통령 권한대행의 권한행사 범위에 관하여 헌법과 법률은 아무런 제한 규정을 두고 있지 않다”면서 “무제한적 대행이 가능하다는 견해부터 현상 관리의 최소한 권한행사만 가능하다는 견해까지 다양한 견해가 있을 수 있다”며 “정치적 이해관계가 아닌 헌법 수호의 차원에서 결정해야 할 문제라”고 강조했다.

최재형 전 의원은 이어 “헌법 제66조 제2항은 국가의 독립·영토의 보전·국가의 계속성과 헌법을 수호함을 대통령의 책무로 규정한다”면서 “대통령 권한대행 역시 영토를 보전하고 헌법을 수호할 책무를 진다는 점에는 이론이 있을 수 없다”며 “대통령 권한대행의 권한 범위는 이와 같은 권한대행의 책무와 연관하여 정해져야 한다”고 주장했다.

특히, 최재형 전 의원은 “국가안보는 권한대행의 가장 중요한 책무라”고 피력한 후 “비상계엄으로 인한 내란혐의 수사 과정에서 육군참모총장을 비롯한 군 주요 지휘관들이 구속되거나 직무가 정지되었다”면서 “안보의 큰 공백이라고 하지 않을 수 없다”며 “하루빨리 군 주요 지휘부에 대한 인사를 단행하여 안보의 공백을 막아야 한다”고 역설했다.

또한 최재형 전 의원은 “여기에 권한대행이 대통령의 인사권을 행사할 수 있느냐 없느냐를 가지고 시간을 보낼 여유는 없다”면서 “헌법재판관 임명 역시 헌법 수호를 위한 권한대행의 책무라”며 “헌법재판관 임명은 단순히 대통령의 인사권 행사라는 면만 볼 것이 아니라 헌법기관인 헌법재판소 기능의 정상화라는 헌법 수호의 차원에서 보아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그러면서 최재형 전 의원은 “헌법 제111조 제2항은 ‘헌법재판소는 9명의 재판관으로 구성’한다고 규정한다”면서 “일시적인 헌법재판관의 궐위로 헌법재판 기능이 정지되는 것을 막기 위해 위 헌법 규정과 달리 8~6명의 재판관으로서도 헌법재판을 할 수 있도록 하고는 있지만, 헌법재판소는 9명으로 구성하여 기능하는 것이 원칙이라”며 “헌법재판관을 대통령이 임명하되 그 중 3인은 국회에서 선출하는 자를, 3인은 대법원장이 지명하는 자를 임명함으로써 행정부·입법부·사법부에서 추천한 각 3인의 재판관들이 균형을 이루어 헌법재판소를 구성하는 것이 헌법의 요구이고 원칙이라”고 피력했다. 

최재형 전 의원은 끝으로 “대통령 권한대행에게 대통령 몫의 헌법재판관을 임명할 권한이 없다고 한다면, 만일 대통령이 임명한 재판관 3인이 모두 임기 만료되었을 경우 나머지 6인의 재판관 전원일치가 아니면 위헌법률심판이나 헌법소원도, 탄핵심판도 할 수 없는 상황이 되어 헌법재판소가 제대로 기능하기 어려움은 자명한 일이라”면서 “한덕수 권한대행의 헌법재판관 2인 지명에 대해 대통령 권한대행에게는 헌법재판관 임명권이 없다고 주장하던 여당은 환영하고, 권한대행이 국회 선출 헌법재판관을 임명하지 않는 것은 국회의 권한을 침해하는 것이라고 주장하던 야당은 이제 권한대행이 헌법재판관을 임명한 것이 국회의 권한을 침해하는 것이라고 한다”며 “그때 그때 눈앞의 이해관계만 좇는 원칙 없는 정치, 이제는 그쳐야 한다”며 여야 정치권을 향해 일침을 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