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용복 극작가, 칼럼니스트
김용복 극작가, 칼럼니스트

2023. 7.1.(토) 오후 3시 보문산 야외 음악당

계속되던 장마가 잠시 쉬는 틈을 이용해 대전 중구의회 의장을 역임한 김연수 전 의장께서 보문산 UN참전 용사비를 참배하자고 하여 따라나섰다. 김 의장은 매월 첫째날은 이곳을 찾아 참배하여 추모한다 했다.

김연수 전 의장을 다시 알게된 계기가 되었다. 필자는 그동안 김 전 의장을 기회있을 때마다 언론에서 지적을 하였다. 박용갑 청장을 도와 협력하여 선을 이루라고. 그런데도 그는 꾸준히 필자를 찾아 그의 주장을 굽히지 않았던 것이다.

오늘도 UN참전 용사비를 함께 참배하자고 차를 몰아 내 집까지 왔던 것이다. 그동안 필자는 그에게 이런 애국심이 내재돼 있다는 사실을 모르고 있었던 것이 양심에 걸렸다. 그래서 따라 나섰던 것이다. 

그런데 마침 ‘대전 색소폰 레벨업’ 동호인들의 연주회가 이곳에서 열리고 있었다. 장마철이라 그런지 관객은 적었지만 이곳을 지키는 6.25 참전용사들의 동상이 이들을 맞이해 주었다. 두 주먹 불끈 쥐고 함성을 지르는듯한 모습을 본 필자의 눈에서는 눈물부터 흘러 내렸다. 이들의 희생이 있었기에 우리 민족이 이렇게 풍요를 누리며 살고 있다는 생각이 앞섰기 때문이다.

잠시 후 녹음으로 우거진 보문산 야외음악당 적막 속에 고석진 원장의 색소폰 소리가 가슴으로 스며들었다. 가슴으로 울며 손뼉을 치는 관중들과 함께 색소폰도, 연주하는 고석진 원장도 흐느꼈으리라.

잘 있거라 나는 간다 이별의 말도 없이 / 떠나가는 새벽열차 대전발 영시 오십 분 / 세상은 잠이 들어 고요한 이 밤 / 나만이 소리치며 울 줄이야 / 아~ 붙잡아도 뿌리치는 목포행 완행열차

기적소리 슬피 우는 눈물의 플랫홈 / 무정하게 떠나가는 대전발 영시 오십 분 / 영원히 변치 말자 약속했건만 / 눈물로 헤어지는 쓰라린 심정 / 아~ 보슬비에 젖어가는 목포행 완행열차

대전지구 전투는 미군이 유엔군의 주축이 되어 대대적으로 벌인 첫 전투였다. 한강 방어선이 붕괴 된 이후 미 제24단은 북한군의 주력을 대전에서 저지하여 남하를 막으려고 하였다. 한미연합전선 체제 구축, 후속 부대 편성과 배치를 위해 시간이 필요했기 때문이다. 1950년 7월 16일 미 제24사단은 금강 방어선이 무너진 후 대전을 포위해 들어오는 북한군 제105전차 사단과 제4사단이 결사적인 지연작전을 펼쳤다.

대전은 한국전쟁 당시 충청남도 도청 소재지로 인구 13만 명이었고 지방행정의 중심지였다. 대전은 500~800m 고지군으로 둘러싸인 도시로서 일대에는 갑천, 유등천, 대전천 등 3개의 작은 하천이 있었다. 남한의 중심부에 위치한 대전은 경부선과 호남선이 지나는 철로교통의 중심지이자 육로 교통의 중심지였다.

경부 축선으로 주 공격을 설정한 북한군은 금강을 도하하여 미 제24사단과 국군을 대전에서 포위 섬멸하려고 하였다. 그러나 북한군 제2사단이 진천에서 국군 수도사단과 격전을 벌였고, 청주에서 국군수도사단 및 제2사단과 격전을 벌여 신속한 전진을 할 수 없었다. 이에 북한군은 작전을 변경하여 북한군 제2사단은 보은-황간 방향으로 진출하도록 계획을 변경하고 대전공격을 제3사단과 제4사단 등 보병 2개 사단과 지원부대인 제105기갑사단이 하도록 하였다.

 

대전지구 전적비
대전지구 전적비

7월 20일 대전을 계획대로 점령한 북한군은 축제 분위기에 젖어 22일 밤에는 전승 축하연을 열었다고 한다. 그러나 김일성은 대전 전투를 '작전실패'라 평가하였는데, 북한군 3개 사단이 껍데기 뿐인 미 제24사단을 겁내어 처음 계획보다 4일 늦은 20일 대전을 점령함으로써 귀중한 시간을 허비했다고 평가한 것이다.

이곳을 선택해 공연을 해주신 ​고석진 원장을 비롯해 ‘대전 색소폰 레벨업’ 윤세기세무사와 동호인들게 감사를 드린다.

이날 연주회에 참석한 동호인들은 ‘목포행 완행열차’와 ‘장록수'를 연주한 이경애님을 비롯해, '서울의 달'과 '동백 아가씨'를 연주한 이시원님, 윤세기님의 미워도 다시 한번과 낭만에 대하여,  남명희님의 님은 먼곳에와 홍도야울지마라, 임성수님의 영시의 이별과 용두산엘 레지, 오재훈님의 나 하나의 사랑과 칠갑산, 윤병수님의 나 어떡해와 이름 모를 소녀, 이영철님의 라라라와 별빛같은 나의 사랑아 등, 이루 다 소개할 수는 없어도 매우 감동을 자아내게 하였던 것이다.

결론을 맺자.

애국심을 바탕으로 중구민의 권익보호와 복리증진을 위한 일에는 거침없이 소신을 밝히고 앞장서는 김연수 전 중구의장을 응원하며 앞으로 더 큰 일을 하기를 기대하고, 오늘 연주회에 참여한 섹스폰 동호인들께서도, 앞으로도 그 재능을 맘껏 발휘하여 이곳 UN군 참전용사들은 물론 대전 현충원에 잠든 호국영령들을 위해 자주 연주해 주기 바란다. 그대들이 있기에 6.25를 겪지 않은 젊은 세대들이 김일성의 만행을 알게 되고 UN군 참전용사들의 고마움을 알게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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