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민호 세종특별자치시장

최민호 세종특별자치시장
최민호 세종특별자치시장

아버지는 선생님에 대해 유난히 저자세였습니다.

중학교 교사이던 한 사람이 교육은 첫째 가정교육이고, 둘째가 학교교육이라면서,

부모도 실패한 아이들을 선생이 어쩔 수 있겠느냐며 요즘 젊은 부모들의 가정교육의 부재를 탓하자, 아버지는 불같이 역정을 내셨습니다.

"선생님들은 불량학생을 대할 때 늘 가정교육의 중요성을 말하는데, 그것은 선생님들이 본분을 잊고 하는 말이다.

가정환경이라면 몰라도, 가정교육이란 실로 어려운 것이다. 어느 부모가 자식을 제대로 가르칠 수 있단 말이냐.

부모는 자식에게 눈이 먼다. 잘못이 눈에 보이지 않는 법이다. 보여도 못 고친다. 자식을 이길 수 있는 부모가 세상에 어디 있는가.

그래서 자식을 학교로 보내는 것이다.

선생님은 부모가 못 가르치는 자식을 혼을 내서 가르칠 수 있다. 못된 자식을 부모가 못 가르쳐서 학교에 보냈는데, 가정교육이 잘못된 학생이라 학교에서도 못 가르친다고 하면 누가 바로잡는다는 말인가?

그래서 선생님은 아이에게 무서운 분이고, 바른 분인 것이다.

이런 선생님을 부모가 우습게 대한다는 것은  내 자식을 망치자는 것 밖에 더 되겠느냐?

내가 선생님을 공경하는 것은 그 분만이 내 자식을 가르칠 수 있는 분이기 때문이다.

자식이 잘못되면 집안이 망하잖니..."

그것이 아버지가 선생님께 꼼짝 못하는 이유였고, 그 이유의 뒤에는 자식이라면 꼼짝 못하는 부모의 약한 모습이 있었던 것입니다.

선생님도 자기 자식은 다른 선생님에게 맡기는 법이죠.

우리 조상들이 군사부(君師父) 일체라 하여 선생님을 임금과 같은 반열에 올리고, 스승의 그림자도 밟지 말라는 가르침은 이런 교육관 때문이었습니다

'스승의 날' 까지 제정하여 선생님을 존중해 왔던 교육대국, 우리나라.

그런 한국의 교육을 세계 최대의 선진국 오바마 미국 대통령도 부러워한 바 있습니다.

학교교육에 계약의 개념을 도입하여, 학부형과 교사와의 관계를 갑과 을로 선생에게 요구할 것은 요구하고 따질 것은 따진다는 관념은 선진화된 서구의 교육관에서 비롯되었는지는 모르겠지만,

유럽 사상과 철학의 원조라 할 플라톤은 그의 불후의 명저 "공화국"에서

어린이들을 부모와 격리시켜 선생님의 공정한 평가로 지도자를 선별한다는 "금석이론"의 시초가 바로 완전한 기회균등을 전제로 한 학교였다고 하였음을 상기해 볼 일입니다.

유토피아는 학교에서 부터 만들어진다는  것이었습니다

가르치고 평가를 하는 선생님.

플라톤은 우리 아버지들처럼 선생님에 의한 훈육과 평가의 중요성을 강조했던 철학가였고

그것은 한 국가의 흥망을 좌우하는 것이라고 단언한 바 있습니다.

자식에게 약한 부모의 속성.

제 자식은 다 금쪽이로 누구보다도 잘나 보이는 눈먼 어버이.

그것은 동양과 서양이 다를 수 없고, 옛날과 지금이 변할 수 없는 진리인 것 같습니다.

동서고금을 막론하고 예외없이 자명한 것은, 성공한 인생과 번영한 국가에서는 그 그늘에 훌륭한 스승과 학교가 있게 마련이고, 그런 스승과 학교를  지켜주는 부모가 있었다는 것입니다...

스승의 날을 맞아,

보다 나은 미래를 살아가는 자식이 되기를 바라는 부모님들과

묵묵히 그런 자식을 가르쳐 주시는 훌륭한   스승님들께 이 글을 바치고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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