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중교통 집단 밀착에 대한 인식 변화

지난 3일 오전 8시경 서대전네거리역. 역사 내 출근하는 시민들로 분주하다. (사진=뉴스티앤티)
지난 3일 오전 8시경 서대전네거리역. 역사 내 출근하는 시민들로 분주하다. (사진=뉴스티앤티)

이태원 참사 이후 대전의 출근길 분위기가 변했다.

출근길 발걸음은 여전히 분주했지만 집단 밀착에 대한 인식은 전과 많이 달라졌다.

시민들의 이런 인식 변화는 이태원 압사참사가 밀착에 대한 집단 트라우마를 발생시킨 것으로 분석된다.

지난 3일 오전 8시경 서대전역과 서대전네거리 버스승강장 인근에서는 시민들이 전과 달리 몸을 붙지 않고 거리를 두려는 모습이 늘었다.

대한노인회 대전시연합회 소속으로 서대전네거리역에서 근무하는 어르신은 "참사 이전과 확실히 달라졌다"며 "몸을 붙이고 서로 먼저 가려고 애쓰던 승객들이 눈에 띄게 줄었다"고 말했다.

시민들은 출근길 만원 버스와 지옥철에 대해서도 우려했다.

집단 밀착에 대한 두려움으로 대중교통을 피해 자가용과 공용자전거를 이용하겠다는 시민도 늘었다.

매일 서대전네거리역에서 시청역으로 출근하는 진 씨는 "아침마다 모르는 사람과 몸을 붙여 출근하는 일이 다반사였다"며 "열차 문이 열리자마자 먼저 들어가려는 사람들로 넘어질 뻔한 적이 한두 번이 아니다"라고 말했다.

이어 "참사 이후 나도 예외일 수 없다는 생각에 오늘부터는 타슈를 타고 이동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지난 3일 오전 8시경 서대전네거리 버스승강장. 시민들이 버스에서 하차하고 있다. (사진=뉴스티앤티)
지난 3일 오전 8시경 서대전네거리 버스승강장. 시민들이 버스에서 하차하고 있다. (사진=뉴스티앤티)

도마동에서 둔산동으로 버스를 타고 출근하는 김 씨는 "만원 버스는 사람들이 많아 손잡이를 잡기도 어렵다. 중심 잡기도 힘든데 차가 조금이라도 흔들리면 넘어지기 십상"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집을 장만하려고 모아둔 목돈으로 조만간 자가용을 구입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버스 승객들의 승차 태도에서도 변화가 감지됐다.

버스기사 박 씨는 매일 출근시간 대가 지나면 목이 쉬는 게 일상이었다.

'다칩니다', '다음 차 타세요' 라고 외쳐도 들은 체 만 체 하는 승객들이 대다수였기 때문이다.

박 씨는 "전에는 아무리 소리쳐도 듣지 않던 승객들이 달라졌다"며 "밀지 마세요. 다칩니다 한마디에 무리해서 올라타려던 승객이 승차를 주저했다"고 말했다.

대전교통공사도 참사 이후 안전사고에 대해 더욱 예의주시하고 있다. 

시민들이 이태원 참사를 계기로 지하철에서의 집단 밀착에 대한 안전 우려가 커지자 출근길 혼잡도가 높은 역사를 대상으로 안전 점검을 실시할 방침이다.

공사 관계자는 "현재까지 이용객 수의 큰 변화는 없지만 혹시 모를 사고에 대비해 역사안전수송관리 계획을 강화하고 있는 중"이라며 "빠른 시일 내에 안전 문제 긴급 점검에 나설 것"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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