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관변단체 '금산군 최우수상 수상'축하현수막 앞다퉈 설치

금산군 사회단체 및 관변단체들에서 내건 현수막이 게시되어 있는 모습 / ⓒ 뉴스티앤티
금산군 사회단체 및 관변단체들에서 내건 현수막이 게시되어 있는 모습 / ⓒ 뉴스티앤티

지난 8월 충남 금산군 전역에 '금산군 최우수상 수상'이라는 축하현수막 수백 개가 설치됐다. 지정 게시대뿐만 아니라 일부는 도로 가드레일, 전신주, 가로수 등 불법광고물 설치를 금지한 장소에도 보란듯 내걸렸다.

앞다투어 현수막을 설치한 주체는 바로 금산군 내에서 활동하는 여러 사회단체 및 관변단체들이다.

그러나 현수막 홍보를 요청한 곳이 다름아닌 금산군 기획홍보실로 최근 알려지면서 지역사회에서 바라보는 시선이 곱지만은 않다.

 

'금산군 최우수상 수상' 현수막 / ⓒ 뉴스티앤티
'금산군 최우수상 수상' 현수막 / ⓒ 뉴스티앤티

앞서 금산군은 지난 8월 (사)한국공공정책평가협회와 한국거버넌스학회가 공동 주최·주관한 '2021년 전국 우수행정·정책사례 경진대회'에서 지역 커뮤니티 공간 '금산다락원'을 주제로 응모해 자치단체 부문 '최우수상'을 수상했다.

아이러니한 점은 경진대회 수상실적 홍보에 금산다락원 실무부서가 아닌 기획홍보팀이 직접 나섰다는 것이다.

특히 행정력을 동원해 축하현수막을 설치했다는 점은 비상식적이라는 중론이다.

당시 금산군 전역에는 축하현수막 수백 개가 도로 가드레일, 전신주 사이, 가로수 사이 등 불법광고물 설치를 금지한 장소에도 보란듯 내걸렸다.

군 기획실 팀원 주무관 A씨는 "각 읍·면사무소에 축하현수막 홍보를 요청했느냐"는 뉴스티앤티 기자의 질문에 "전화로 요청했고, 문서도 보냈다"라고 답했다.

그러나 금산군 기획실장 B씨는 "읍·면사무소 총무·서기에게 홍보해 달라고 지시한 것은 맞다"고 인정하면서도 "다만 현수막 설치는 각 읍·면사무소에서 사회단체·관변단체 및 각 마을 이장단 등에 협조를 요청한 것"이라며 책임을 회피했다.

 

전신주 사이에 게시된 불법현수막 / ⓒ 뉴스티앤티
전신주 사이에 게시된 불법현수막 / ⓒ 뉴스티앤티

또, 축하현수막에는 '금산다락원'이라는 글자는 쏙 빼고 '금산군 최우수상 수상'이라고만 표현돼 마치 보는 사람으로 하여금 금산군이 우수행정을 펼쳐 수상한 것으로 해석되기에 충분했다.

내년 6월 1일 제8회 전국동시지방선거를 앞둔 민감한 시기에 현수막 홍보를 대대적으로 펼친 일은 사전선거운동 및 공직선거법 위반 등의 논란이 될 소지가 있다.

특히 행정력을 동원한 축하현수막 설치와 관련해 금산군은 그 목적과 책임 여부를 분명히 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

지난 2004년 개원한 금산다락원은 문화·보건소·스포츠 등 분야별 센터들이 한 장소에 집합된 다목적복합문화공간이다. 프랑스 건축거장 미셀 빌모트의 스케치를 토대로, 부지 확보부터 준공에 이르기까지 민·관이 함께 만들어낸 산물이다. 사업 추진과정에서 선대 공직자들이 기울인 노고는 지금까지도 회자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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