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서울 노원구가 창동차량기지 이전 부지에 조성될 ‘서울디지털바이오시티(S-DBC)’ 추진 상황을 공개하며 바이오 클러스터 구축에 속도를 내고 있다. 특히 세계 바이오산업의 중심지인 보스턴 켄달스퀘어의 핵심 인물, 랩센트럴 창립자 요하네스 프루에하우프 회장이 꾸준한 관심을 보이고 있어 업계에서도 주목하고 있다.
프루에하우프 회장은 지난 24일 서울시가 개최한 S-DBC 컨퍼런스에 참석해 기조연설을 맡았다. 그는 “보스턴에서는 자연적으로 형성된 생태계를 서울이 체계적으로 구축하려는 점이 인상적”이라며 “유망한 비전을 위해 함께 협력하고자 한다”고 말했다. 이번 컨퍼런스는 서울의 바이오 산업 전략과 글로벌 협력 방향을 논의하는 자리로, 오승록 구청장도 참석해 S-DBC의 잠재력과 노원구의 역할을 언급했다.
S-DBC는 창동차량기지와 도봉운전면허시험장 일대 약 25만㎡에 조성된다. 내년 차량기지 철거가 시작되면 개발이 본격화될 전망이다. 이 지역은 오랜 기간 ‘미래형 일자리 단지’를 요구해 온 곳으로, 2024년 서울시가 바이오 클러스터를 공식 개발 방향으로 확정한 뒤 사업 추진이 급물살을 탔다. 같은 해 5월에는 서울시가 직접 기업설명회를 열며 S-DBC의 비전을 알렸다.
노원이 국내 바이오 클러스터 중 후발주자임에도 관심이 집중되는 이유는 글로벌 네트워크와의 직접 교류 때문이다. 노원구와 서울시는 지난 6월 미국 현지를 방문해 프루에하우프 회장과 첫 미팅을 가졌고, 이후 회장은 9월 두 차례 한국을 방문해 S-DBC 부지를 시찰하며 협력 방안을 논의했다. 10월에는 랩센트럴 부사장 루크 월리치가 다시 노원을 찾아 후속 논의를 이어갔다.
보스턴 켄달스퀘어는 ‘세계에서 가장 혁신적인 1마일’로 불리는 바이오 클러스터다. 세계 최고 수준의 대학과 연구소, 병원이 인접해 있었지만, 산업 생태계 조성에는 실패하고 있던 시기에 랩센트럴·바이오랩스의 운영 모델이 도입되며 혁신 구조가 단숨에 완성된 것으로 평가된다. 서울시는 현재 S-DBC 내 ‘서울형 오픈랩’ 구축을 검토하며 바이오랩스 모델 도입 여부를 논의하고 있다.
노원구는 글로벌 표준에 맞는 혁신 플랫폼 조성을 위해서는 운영 노하우와 네트워크가 필수적이며, 이러한 측면에서 프루에하우프 회장과의 협력은 의미가 크다고 설명했다. 프루에하우프 회장 역시 최근 한국 바이오산업의 성장세와 잠재력을 높게 평가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컨퍼런스 일정을 마친 프루에하우프 회장은 지난 9월 방문 당시 찾았던 서울시 최초 자연휴양림인 ‘수락 휴(休)’를 다시 방문해 구 관계자들과 간담회를 진행하며 상호협력 의지를 재확인했다.
오승록 구청장은 “지역 숙원사업이 현실화되는 과정을 보며 무거운 책임감을 느낀다”며 “한국 바이오산업의 도약이 노원에서 시작될 수 있도록 S-DBC 조성을 흔들림 없이 추진하겠다”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