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노원구가 올해 처음 청년자율예산제를 도입해 청년이 정책의 설계부터 실행까지 직접 참여하는 구조를 만들고 있다. 지난해 노원 청년정책네트워크(노청넷) 5기에서 나온 제안을 실제 예산과 사업으로 반영한 것이 특징이다. 단순 참여가 아니라 청년이 정책 주체로 나선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지만, 지속성·확장성을 확보하기 위한 체계 마련이 필요하다는 의견도 있다.
청년자율예산제는 노청넷의 정기회의와 정책 자문, 현장 모니터링, 구청장 간담회 등을 거치며 사업 내용이 구체화됐다. 올해는 세 가지 사업이 추진되고 있다.
첫 번째는 ‘동그라미 활동단-품’이다. 지역의 청년활동가와 취약조건 청년이 함께 활동하도록 지원하는 형태로 운영된다. 청년 창작자와 고립은둔 청년이 함께 인형 제작이나 독립출판 등 창작물을 만들었고, 10월에는 청년마켓에서 공동 부스를 운영하며 주민과 소통했다. 발달장애인 청년 강사들은 직접 교육 자료를 개발해 ‘2인3각 토크 콘서트’를 진행하며 활동을 확장했다.
두 번째는 ‘청년 상생레슨 프로젝트’다. 청년 강사와 참여 청년이 공동체를 구성해 지역의 현안을 함께 해결하는 과정을 담고 있다. 올해 218명이 참여했으며, 청년부모를 대상으로 하는 요가 프로그램처럼 청년이 강사로 참여해 교육을 직접 설계·운영하는 사례가 늘고 있다. 노원구는 이 강사들을 향후 청년센터 강사풀과 연계해 지역의 교육 기반을 강화한다는 계획이다.
세 번째는 ‘노원 청년 생활금융클래스’다. 청년 세대의 금융 이해도와 자립 기반을 높이는 것을 목표로, 주식·절세·주거 등 실질적인 주제를 다루는 재무 교육을 진행했다. 총 9회 운영된 금융 워크숍에는 426명이 참여했고, 9월 진행된 경제 특강에서는 ‘인생 첫 집 마련’을 중심으로 최근 경제 상황을 반영한 주거·재테크 정보를 제공해 호응을 얻었다.
청년자율예산제 성과공유회는 12월 19일 보건소 다목적강당에서 열린다. 제안을 했던 노청넷 청년들과 사업 참여 청년들이 모여 한 해의 성과를 공유하고, 내년 사업 방향에 대한 의견을 나누는 자리다. 다만 사업이 매년 단위로 종료되는 구조인 만큼, 자율예산제가 청년정책의 장기 기반으로 자리 잡기 위해서는 정책화 과정과 평가 체계가 함께 보완돼야 한다는 지적도 있다.
오승록 노원구청장은 “청년이 자신의 시선으로 정책을 만들고 운영하는 과정은 구정 전반에 활력을 더한다”며 “청년이 체감할 수 있는 실질적인 정책 발굴과 실행 지원을 강화하겠다”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