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현경 / 시인

이현경 / 시인
이현경 / 시인

내복

한겨울 바람이 매섭다 

내복 입고 나가라는  잔소리에 
옷맵시가 나지 않아 귀만 남겨두고 거리로 나와 
달달거리고  다니던 그때 그 시절이 아련하다

어느덧 나이가 들어보니 추위에 약한 몸이 
착 몸에 안겨 붙는 감촉을 좋아한다

오늘은 시간에 허둥대다 
그만 내복 입는 것을 잊고 나왔다

온종일 부는 바람에 
자꾸만 움츠러드는 몸이 헛헛하고
추운 기운이 뼈마디까지 파고든다 

저 멀리 발 시린  새들이  하늘을 날아가고 있다
어머님의 옳으신 말씀 절로 생각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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