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수용품·농수축산물 매장만 손님 몰려

공산품 등 대다수 점포는 '썰렁'

8일 대전 동구 중앙시장. 의류 등 공산품 점포가 썰렁하다. 명절 대목으로 활기를 찾은 농수축산물 매장들과 상반된 분위기다. / 뉴스티앤티
8일 대전 동구 중앙시장. 의류 등 공산품 점포가 썰렁하다. 명절 대목으로 활기를 찾은 농수축산물 매장들과 상반된 분위기다. / 뉴스티앤티

"명절 특수는 남의 일이에요. 설이라고 달라지는 건 없어요"

8일 대전 동구 중앙시장. 한 상인이 썰렁한 매대 앞에서 차갑게 식은 도시락을 정리하고 있었다.

명절 대목 설렘을 안고 이른 아침부터 출근한 그는 휑한 점포 앞 풍경에 실망감을 감추지 못했다.

이날 만난 80대 공산품 상인 강모 씨는 "일말의 기대를 했지만 역시나"라며 "명절 특수는 일부 매장 이야기"라고 푸념했다.

중앙시장에서 30년 넘게 장사를 이어왔다는 강 씨는 대목을 기대하지 않은지 오래라고 한다.

명절 특성상 제수용품과 농수축산물 점포에만 손님이 붐비고 의류, 침구류 등 공산품 매장은 파리만 날린다는 것.

 

중앙시장 농수축산물 점포 밀집 지역. 명절 대목 여파로 인산인해다. / 뉴스티앤티
중앙시장 농수축산물 점포 밀집 지역. 명절 대목 여파로 인산인해다. / 뉴스티앤티

이날 중앙시장은 설 연휴를 앞두고 장을 보기 위한 시민들로 인산인해를 이뤘다. 하지만 그 활기는 일부 매장에만 한정돼 있었다.

노점에 홀로 앉아있던 곡물 상인 70대 윤모 씨도 북적이는 인근 점포들을 부러운 눈으로 바라보고 있었다.

윤 씨는 "몇 해 전까지만 해도 제사에 올릴 부침개를 만들기 위해 녹두를 구하는 고객들이 꽤 있었지만 요즘은 찾기 힘들다"며 "지속되는 전통시장 경기 침체도 문제지만 시장 내부 양극화는 더 심각하다"고 하소연했다.

 

중앙시장 내부 한 수산물 점포. 손님들이 상인들과 가격 흥정을 하고 있다. / 뉴스티앤티
중앙시장 내부 한 수산물 점포. 손님들이 상인들과 가격 흥정을 하고 있다. / 뉴스티앤티

손님들의 관심을 끌기 위해 가게 문을 열고 음식 냄새를 풍기던 국밥집 사장 50대 양모 씨도 속이 타들어가긴 마찬가지다.

쌀쌀한 날씨에도 목청을 높여 호객행위를 한 그의 노력도 한산한 거리와 매장을 채우기에는 역부족이었다.

양 씨는 "명절이라고 다를 게 없다"며 "제수용품을 구매하기 위해 시장을 방문한 손님들도 식사는 전부 목 좋은 외부 식당에서 한다"고 토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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