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주영 / 대전도시과학고 교사, 평론가
장주영 / 대전도시과학고 교사, 평론가

하늘이는 필자에게 하얀 목련꽃, 볼에 스치는 봄바람을 떠오르게 하는 제자였다. 봄 같은 학생이었다. 그러나 봄은 매서운 겨울을 물리친 정복자이니, 부드럽고 온화하되 강한 봄이었다. 외유내강한 하늘이가 그랬다. 

목련이 피던 작년 이맘 때,  필자는 '대전도시과학고 김하늘, 드론지형정보과 후배들에게!"라는 제하로 하늘이에 대한 기고를 한 바가 있다. 당시 고3이었던 하늘이는 올해 한방에 합격하여 어엿한 대전광역시 공무원이 되었다.

하늘이가 근무하는 대전광역시청 도시주택국은 도시계획, 도시재생, 도시정비, 건축·주택, 택지·도시개발, 도시경관, 토지정책 업무를 담당하는 곳이다. 대전도시과학고에서 배운 토목 과목이 필수적으로 적용되는 부서에서 일을 하는 것이다. 현재 하늘이가 맡은 일은 도시계획, 용도지역, 지구 현황 확인, 재해취약성 분석, 토지적성평가, 도시계획에 대한 통계 작성 등을 다루는 일이다. 대전광역시의 도시계획에 관련한 중요부서에 병아리 신입 공무원이 된 것이다.

대전도시과학고 교정에 올해도 어김없이 봄이 찾아와 흐드러지게 핀 목련나무를 보니, 문득 하늘이가 보고 싶고 생각 나 연락을 했다. 그리고 하늘이 같은 꿈을 가지고 공부하는 후배들을 위한 편지 한 통을 부탁했다. 

 

고3 하늘이와 학교 목련나무 아래에서 / 필자 제공
고3 하늘이와 학교 목련나무 아래에서 / 필자 제공

[공무원 합격 선배, 김하늘이 대전도시과학고 후배들에게 보내는 편지]

"안녕하세요? 저는 대전도시과학고등학교 졸업생 김하늘입니다.

작년에도 글을 썼는데, 올해도 이렇게 글을 쓰게 되어 기쁩니다.

저는 중학교 때, 토목직 공무원을 목표로 잡고, 대전도시과학고등학교 드론지형정보과에 입학했습니다. 학교에 다니는 동안 같은 꿈을 가진 친구들이랑 학교생활을 하였기 때문에 학교 다니는 것이 즐거웠고, 대전도시과학고 선생님들이 정말 잘해주시고 제가 나아갈 길을 안내해 줘서 걱정 없이 공부하였습니다. 

합격 비결은 같은 목표를 잡은 선후배들과 함께하는 것이었습니다. 저녁까지 함께 공부하는 시간은 저에게 지치지 않고 공부할 수 있도록 도와주는 힘이었습니다. 학교생활 중 실습시간은 같은 반 친구들이랑 함께한다는 것과, 측량에 필요한 기계를 갖고 활동하는 것이었습니다. 이 시간은 저와 적성이 맞아 즐거움을 몇 배로 느끼게 해주는 시간이었습니다. 

이렇게 3년 동안 학교생활을 하며 꾸준히 공부한 결과, 저는 공무원 시험에 합격하였습니다. 합격했을 때, 공부하면서 힘들었던 순간, 즐거웠던 순간들이 떠오르면서 정말 뿌듯했습니다. 현재는 대전시청에서 저의 전공인 토목 관련 일을 하고 있고, 차근차근 공무원 생활에 적응하고 있습니다. 아직은 부서에서 가장 막내라 큰 일을 맡진 않았지만, 주어진 작은 일에 대해서도 최선을 다하고 배우려고 노력하고 있습니다. 

우리 대전도시과학고에서 배운 전공지식들이 제 업무에 모두 적용이 됩니다. 인문고나 대졸 출신 공무원들은 드론 자격증을 가지고 비행기술을 가진 공무원이 거의 없습니다. 후배 여러분들은 오직 우리 대전도시과학고 학생들만이 무료로 누리는 교육혜택 속에서 전공자격증을 많이 따 두십시오. 학교에서는 공짜로 자격증이 취득되지만 사회에 나오면 모두 돈이 필요합니다.

후배 여러분들, 꿈을 포기하지 않고 끝까지 노력하면 분명 좋은 성과가 있을 겁니다! 

다시 강조하지만 제일 중요한 것은 선생님을 믿고, 친구들과 함께 나아가는 것입니다. 알차게 보내는 2023년이 되길 기원합니다. 감사합니다. 안녕히 계세요."

 

대전광역시청 도시주택국 공무원 김하늘 / 필자 제공
대전광역시청 도시주택국 공무원 김하늘 / 필자 제공

하늘이는 9시부터 오후 6시까지 큰 기관에 소속되어 일하는 자신이 신기하다고 한다. 월급을 받아보니 일에 책임감이 생긴다고 한다. 하늘이가 대전도시과학고등학교에서 배운 전공을 그대로 살린 직업을 택해 능력을 펼치고 있어 너무도 대견하다. 이제 갓 스무 살인데 말이다. 그리고 지금 막 사회생활을 시작한 터라 정신이 없었다면서, 대전도시과학고 선생님들께 거듭 감사와 안부를 전했다. 

하늘이가 헌법 제7조에 명시된  '①공무원은 국민 전체에 대한 봉사자이며, 국민에 대하여 책임을 진다.’라는 조항을 마음에 새기고 국민을 섬기는 공무원으로 존경받고, 성실하고 꼼꼼하게 일을 잘하여 동료, 선배 공무원들에게 사랑받기를 바란다. 대전광역시 모범공무원으로서 이름을 드높이기를 염원하면서, 하늘이 앞날의 행복을 기원한다. 대전광역시청 공무원인 김하늘이 대전도시과학고 출신임이 이렇게 자랑스러울 수가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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