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주영 / 대전도시과학고 교사

장주영 / 대전도시과학고 교사, 평론가
장주영 / 대전도시과학고 교사, 평론가

대전도시과학고등학교에는 교사들로 구성된 특별한 팀이 있다. 바로 수업혁신팀(팀장 손주민)이다. 매년 교사들이 아이디어를 모아 새로운 융합 수업에 도전한다. 심지어 본교는 대전광역시교육청 직업계고 수업혁신팀 총괄 거점학교이기도 하다. 총괄을 맡은 건축 전공 손주민 수석교사가 이끄는 이 교육활동은 10년 이상 이어져 왔다.

 

/ 장주영 제공
대전도시과학고 교사들의 연수활동 / 장주영 제공

단순 노동, 계산, 기술 등 많은 부분을 AI가 해결해 주고 있는 시대이다. 직업계고 교육내용은 예전과 확연히 다르다. 디지털화된 선진 장비로 자동화된 영역을 숙련된 경험으로 솜씨있게 다루는 새로운 기술자를 길러내고 있다. 또 기술을 가르치되, 기본을 넘어 창의성을 키우는 기술교육을 하고있는 것이다. 학생들은 기능적인 일차적 기술 수준을 갖추고, 수업혁신팀이 이끄는 융합 수업을 통해 일상과 연결된 프로젝트를 함께 진행하게 된다. 다양한 기술 접목을 위한 분야별 협동과 새로움에 도전해보는 발상의 전환을 통해 ‘융합’과 ‘혁신’이라는 큰 경험을 얻게 된다.

손주민 수석교사의 자랑을 들어보자.

"특성화고가 매력적인 학교로 바뀌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수업이 바뀌어야 한다고 확신했습니다. 그래서 오랜 세월 변하지 않고 유지되던 기능 반복 훈련 중심의 수업에서 과감하게 프로젝트 중심의 창의적인 융합 수업을 시도했습니다. 처음에는 시행착오도 많이 겪었지만, 경험과 노하우가 쌓이면서 전문교과의 융합뿐 아니라 보통 교과, 예체능 교과와의 융합 수업을 통해 학생들이 실제 삶과 연계되는 보다 수준 높은 배움을 재미있게 경험하도록 했습니다. 그 과정에서 교사들 또한 함께 성장할 수 있었습니다. 매년 직업계고 수업 혁신팀 선생님들은 연말에 한자리에 모여 각자의 학교에서 어떤 수업을 했는지 나누며 새로운 아이디어를 얻고, 자극받고, 배우게 됩니다.

‘재미있는 수업, 즐거운 생활, 오고싶은 학교’ 우리학교 슬로건인데요. 저는 이 말이 참 좋고 올 해는 어떤 수업으로 이 슬로건을 구현할까 생각하고, 동료 선생님들과 함께 실천하려고 노력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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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주민 교사의 건축리모델링 학과 수업 모습 / 장주영 제공

실제로 작년에 손주민 수석교사가 이끈 혁신팀의 교내 융합 수업을 몇 개 살펴보면,

-학교 운동장에 어떤 쉼터가 좋을까? (건축+기계)

운동장 옆 나무 밑에 캠핑 데크와 휴게용 돔 설치 아이디어 수합 후 3D 설계 및 조감 도면 제작, 건축과 기계과 학생들이 협동하여 건축재료 자체 제작 준비 후 조립 및 설치 작업

-주변 공간을 관찰하고 창조한 감성적 산출물들 (국어+건축+기계+미술)

학교 주변 보호수, 향교의 한옥 건축물, 산장산 둘레길을 산책하며 인상 깊은 것을 글(시)로 표현해보고, 작품 스케치하기, 재료를 자체 제작 준비 후 산출물 만들기, 갤러리 공간에 전시

-나의 진로와 미래 이력서를 영어로 (진로+영어+기계)

전공 단어와 진로에 관련된 주요 사항을 영어로 표현, 미래의 이력서를 영어로 쓰는 활동으로 자성예언 및 동기 강화, 의사소통력 함양, 글로벌 역량 높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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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수를 마치고 손주민 수석교사(뒷줄 왼쪽 두 번째)와 함께  / 장주영 제공

이젠 지식의 양은 인공지능을 따라잡을 수가 없다. 지식암기 시대는 지났다. 미래사회는 주어진 지식을 여과하여 본질을 찾고 단순화하는 힘을 가진 사람, 창의적 사고로 문제를 해결하는 사람, 답을 얻기 위해 좋은 질문을 잘 던지는 사람이 필요한 시대이다. 그래서 입시 위주의 교육이 아닌, 직업계고의 자유로운 환경, 특성화된 다양성, 청소년기 조기교육으로 쌓은 실제 경험이 존중되고 각광받는 시대가 왔다. 대전도시과학고등학교의 교육환경에서 자라난 학생들의 자존감과 역량이 우대받는 시대가 온 것이다. 학교 수준을 높이는 수업혁신팀 교사들의 열정과 노력을 응원하며, 올해도 교육효과와 성공을 기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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