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가보훈처, '경내 고인돌, 문화재 아니다, 고인돌 철책은 유채꽃 보호 위한 것' 해명

대전현충원 야생화공원 내 표지한 고인돌 안내문 / 뉴스티앤티 
대전현충원 야생화공원 내 표지한 고인돌 안내문 / 뉴스티앤티 

대전현충원이 본지가 보도한 '청동기 고인돌...돌덩이 취급' 제하 기사와 관련, 허위 해명을 일관하고 있어 보훈기관의 불신을 자초하고 있다는 지적이다.

본지는 최근 청동기 시대 유물 고인돌(지석묘)을 홀대하는 등 대전현충원의 문화재 인식 및 관리부재를 지적한 바 있다. (관련기사 10월 19일자, 대전현충원, 청동기 고인돌...'돌덩이' 취급)

본지는 이 기사에서 홍보담당 등 현충원 다수의 직원들이 경내의 고인돌 유무조차 인식하지 못하고 있음을 비판했다.
또 1999년 서해안고속도로 건설 당시 충남 보령시 남포면 소송리 유적지에서 발굴된 청동기 남방식 고인돌 3기가 대전현충원으로 반입된 과정을 보도했다. 당시 문화재관리국(현 문화재청)의 고인돌 분양 협조를 받아 대전현충원의 반입, 설치 목적, 청동기 시대 고인돌의 관리 문제 등을 조명했다.

지난 19일 이런 내용을 골자로 한 기사가 본지에 보도되자 국가보훈처는 다음날 해명서를 보내왔다.

국가보훈처는 '[사실은 이렇습니다] 국립대전현충원 야생화공원, 보훈문화의 열린 공간으로 관리'라는 제목으로 해명했다.

해명서를 보면 ▲고인돌의 문화재 여부와 관련 '고인돌은 발굴 당시 원형이 보존되지 않아 분양된 것으로 문화재가 아니며, 대전현충원 방문객에게 다양한 볼거리 제공을 위해 고인돌 형태를 재현한 것'이라고 밝히고 있다.

또 ▲야생화공원 철조망과 관련해선 '현충원에는 야생동물이 서식하고 있어 야생화공원 내 관리 식물이 훼손돼 불가피하게 철조망을 설치한 것'이라고 설명하고 있다.

이와함께 ▲야생화공원 갓 재배에 대해선 '공원에 60여 종 야생화 및 덩굴장미가 식재돼 있고 공원 내 식재된 채소는 갓이 아니라 유채'라고 반박하고 있다.

그러나 대전현충원에 따르면 현 고인돌은 1999년 서해안고속도로 건설 당시 한국문화재보호재단이 충남 보령시 남포면 소송리 유적지에서 남방식 고인돌 3기를 조사, 발굴한 것이다.

같은 해 5월 대전현충원은 문화재관리국(현 문화재청)의 분양 협조를 받아 보령시 소송리 고인돌 3기 중 2기를 현충원 보훈동산에 설치했다.
야생화공원 내 고인돌은 보령시 소송리에서 발굴된 고인돌의 뚜껑돌과 무덤방 벽에 사용됐던 돌(壁石)을 이용해 탁자식, 개석식으로 재현했다.

대전현충원은 이런 고인돌을 반입, 현충원을 호국교육 문화의 장(場)으로 자리매김하기 위해 고인돌 재현사업을 추진했다고 덧붙였다.

그러면서도 3500년 전 고인돌을 문화재관리국으로부터 분양받은 것이지만 발굴 당시 원형이 보존되지 않았다는 이유로 문화재가 아니라는 주장이다.

방문객들은 "그렇다면 대전현충원은 고인돌 안내문에서 '이곳의 고인돌은 충남 보령에서 옮겨 온 것으로 이 지역에서 조사된 탁자식과 바둑판식, 개석식 고인돌을 모두 복원해 전시해 놓았다.'는 내용을 삭제해야 마땅하다"고 지적했다.

이어 "지정 문화재는 아니더라도 청동기 시대 생활상을 담은 고인돌을 야생화 청갓을 보호한다는 이유로 이중 철망에 가둔다는 게 말이 되느냐"고 비난했다.

그들은 "야생화공원에 식재된 것이 갓이든 유채든, 그것이 야생화도 아니거니와 고인돌보다 우선할 수 없다"고 항변했다.

그러면서 무엇이 소중한지를 모르는 '영혼 없는 대전현충원 직원들'이라고 개탄했다.

한편 대전현충원은 보안시설, 무기고도 아닌 야생화공원에 이중철책을 쳐 놓고 갓을 식재한 뒤 '유채'라고 주장하고 있다. 기자가 관계 직원들에게 쓰고 매운 맛의 갓을 먹어볼 것을 권유, 이를 확인하고도 유채라고 우기고 있다.

이처럼 고인돌에다 철책을 두르고 방문객의 접근성을 어렵게 만들면서 현충원은 '열린 보훈문화 공간'이라고 강변하고 있다.

이에 대해 제보자 A 씨(65.남. 유성구 장대동)는 "유형문화재 국보도 지정번호를 없애는 마당에 청동기 고인돌을 원형이 보존돼 있지 않다는 이유로 철책에 가두는 일은 역사, 문화를 모르는 저급한 행태"라며 "고인돌과 돌덩이도 구별 못하더니 갓과 유채를 식별을 못하는 대전현충원 직원들이 한심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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